‘고양이 목에 방울’ 누가, 언제?
‘고양이 목에 방울’ 누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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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사, 대형유통사에 불이익 당해도 신고 못해
불공정거래 관련 법안 제정, 국회 공청회 열려

일산에 있는 G대형 유통점에서 근무하는 매니저A씨. 본격 바캉스 시즌을 맞아 진행되는 대대적인 세일을 앞두고 여지없이 벌어질 일에 가슴이 답답하다. 하루 12시간을 꼬박 서서 손님을 응대해야 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매번 행사 때마다 분담해야하는 판촉비용이 부담스럽고 억울하기 때문. 지난해 동료 직원이 억울함을 도저히 참지 못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제소했다가 일자리를 잃고 하루아침에 먹고 살길이 막막해진 것을 떠올리며 오늘도 마른 침을 삼키고 만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브랜드가 판로가 없어 대형유통에 입점하면 수수료를 부담하는 대신 별도의 홍보, 판촉비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유통점의 경우 입점 브랜드가 아닌 매니저들에게 홍보비를 각출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유통점의 경우 공정위 제재를 받아 일정 벌금을 내고서도 전혀 시정이 되지 않아 심각성이 제기돼 왔다. 벌금을 내긴 하지만 최대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반면 업계 내 이와 유사한 행태가 개선 될 전망이다. 현행 규제의 틀인 고시에서 관련 입법이 추진, 불공정관행이 근절될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1985년 공정위가 ‘백화점업에 있어서의 특수 불공정 거래행위 지정고시’를 제정한 이래 현재의 ‘대규모 소매업에 있어서의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관련 법안이 제정된다. 지난해 7월 민주당 박선숙 의원 외21인이 발의한 ‘대규모유통업 납품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관련 공청회가 지난 6월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는 최영홍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재원 법무법인 삼정 변호사, 오금석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진술인으로 참가, 불공정행위 현황 및 피해사례 및 법 제정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한나라당 이진복(부산 동래구)의원<사진 左>은 “중소업체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는 업계 내 공공연한 사항이지만 알려지고 난 뒤에 당할 불이익 때문에 아무도 나서서 말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는 서민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관련 법안 제정으로 대형 유통업체 횡포에 대한 강력한 제제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철호 기업협력국장<사진 右>은 “공정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납품 업자의 40% 이상이 ‘대규모소매업고시’ 및 ‘신고포상제도’자체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보복 등의 불이익으로 공정위에 협조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련 입법 발의 추진을 통해 보다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5월말에도 한나라당 이성헌(서대문 갑)의원 및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백화점판매수수료율 적정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유통점의 횡포는 거의 25년 이상 지속돼 오면서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불문율로 통하고 있다. 패션대기업조차 백화점 부당대우에 대해 겨우 말 한마디 해보는 게 다인 정도다. 과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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