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라인 확보와 내수 진출 ‘윈-윈’
의류업체들과 수출벤더들간 상생협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 동안 국내 의류업체들은 주로 중국 완사입업체들과의 거래를 통해 제품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생산규모가 커지면서 해외 소싱을 통한 직접생산 루트를 찾기 시작했고 2년여 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수출벤더들과 손을 잡기 시작했다. 앞선 거래를 통해 얻은 신뢰감으로 향후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물산 김성주 상무는 “대형 의류업체들이 중국 인건비 상승과 관련해 동남아 생산공장에 관심을 갖는 추세”라며 “이 지역에는 국내 수출벤더들이 많이 진출해있어 자연스럽게 접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의류 브랜드와 생산업체의 만남은 서로에게 윈·윈전략이라는 평가다. 김 상무는 “국내 수출벤더들은 의류생산에서만 몇 십 년간 입지를 다져온 전문가들”이라며 “제품 퀄리티, 안정적인 재정상황, 연간 생산 가능, 보다 확실한 납기 등에 이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수출벤더 입장에서도 점차 커지고 있는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등 생산 비수기를 활용할 수 있어 긍정적인 추세”라고 덧붙였다.
태평양물산은 현재 CJ, 휠라 등의 업체들과 손을 잡고 내수시장에서만 지난해 1500만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회사측은 현재 국내 의류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고 생산 문의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 상무는 “브랜드는 전용벤더를 통한 하이퀄리티 라인을 확보할 수 있고 벤더들은 유력한 바이어가 늘어나기 때문에 업체들간 ‘교집합’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자간 보다 원활한 거래를 위한 충고도 제기됐다. 5년여 전부터 이랜드, 신세계 인터내셔널 등 내수 의류 생산을 착수해왔던 대우인터내셔널 정진양 부장은 “서로가 국내업체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 거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디자인과 오더를 미리 기획하고 결정하는 오더 발주 시스템이 필수로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는 국내에서 몇 번이나 진행할 수 있지만 한 번 결정된 오더 내용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동남아 생산공장까지 왕복 몇 달이나 되는 시간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 부장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앞으로 브랜드와 수출벤더 각자에게 달린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아상역도 CJ, 형지어패럴 등과 함께 이러한 업계추세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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