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스트, 日 독점 구도 깨고 1등 기업으로
‘가마’ 부문에서 2004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코베스트(대표 이상철·사진)가 1백만 번의 실패를 딛고 도약한다.
코베스트는 재봉틀 밑실을 감는 가마를 제조하는 업체. 회사 설립 이래 가마 개발에만 몰두해오다 3년 전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코베스트 훅(Hook) 최종제품을 내놨다. 이 회사 이상철 대표는 “바깥 가마의 사이즈를 같게 하면서 더 많은 양의 실을 감을 수 있는 내부의 여유 공간을 찾는 데 대부분의 시간이 소비됐다”며 “현재 코베스트 훅은 기존 가마보다 60% 많은 양의 실을 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1백만 개에 달하는 가마 세트가 폐기됐고 약 100억 원의 금액이 소모됐다. 3년 전 최초로 제품을 개발한 이후부터 매출이 발생해 현재는 오더가 밀린 상태다. 올해와 내년 각각 30억 원과 100억 원의 매출이 기대되며 그 이후에는 연간 200억 원 이상의 실적을 목표로 잡고 있다. 코베스트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다. 이 대표는 “지금껏 시장을 독점해온 일본 히로세社의 제품보다 품질은 높고 가격은 낮다”며 “이는 혁신적인 제조공정을 도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보통 가마를 제조하는 데 일본은 150공정, 중국은 200공정이 필요하지만 코베스트는 이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공정 과정을 줄임으로써 제품 하나마다 일정한 품질에 세계적인 가격 경쟁력을 획득해냈다. 이 대표는 “고용시장이 불안정하고 인건비가 상승한 가운데 봉제업계의 화두는 불량률을 낮추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봉제의 기본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가마를 개량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창신동 소재 업체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 지역 번영사 배영수 사장은 “봉제 기술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불량률을 줄이고 인당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근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도약의 근거는 여러 시장을 공략한다는 데 있다. 코베스트는 지난해 국내 유일의 보빈 케이스(Bobbin Case, 재봉틀 북집) 제조업체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보빈 케이스와 재봉기 신제품, 또 가마 교체 분야까지 3개의 시장을 노릴 수 있게 된 것. 이 대표는 “기존 가마를 사용하면 24시간 작업을 기준으로 밑실 교환에만 3시간이 들지만 코베스트 훅은 이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때문에 세계 시장 진출은 한결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세계가마표준으로 쓰고 있는 일본의 JIS (Ja-panese Industrial Standards) 규격을 몇 년 안에 한국의 KIS규격으로 바꿀 것”이라며 “전 세계 재봉틀에 코베스트 훅을 달아 100년 동안 일본이 독점한 시장을 한국의 100년 시장으로 새롭게 여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