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이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맞아 성공적인 벤치마킹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20년간 내리막길을 걸어온 섬유 수출은 200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4반기 동안 연속적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 올 상반기 섬유류 수출은 전년 대비 22.2% 증가한 81억 달러를 기록했고 연말에는 올해 수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중소기업과 지방기업 균형 있는 발전
섬유 수출은 중소기업과 지방기업이 수출을 주도함으로써 균형 있는 중소기업 발전의 롤모델(role model)로 각광받고 구조조정을 통한 고부가가치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타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섬유산지인 대구경북은 2001년 23억 달러로 바닥을 다진 후 8년만인 지난 2008년 27억5500만 달러를 수출해 내리막길의 종지부를 찍고 작년에는 28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활발한 설비 개체에도 영향을 미쳐 산업용 및 교직물 용도에 적합한 에어제트 룸, 레피어 룸은 최근 3년간 250여 대가 교체되거나 증설돼 단기간의 호황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효율적 산업 구조 재편 성공
외국인 투자와 국내 생산 비중 증가, 한·EU FTA 발효로 인한 기대감 및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 지원책이 맞물리면서 효율적인 산업 구조 재편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중 한·EU FTA 발효와 미국, 중국 등과의 FTA 추진은 향후 섬유 수출 경기를 긴 호황으로 이끌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EU FTA 체결로 인한 섬유류 수출 효과는 2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
무역협회는 최근 FTA 발효로 인한 프랑스 수출 전략 품목으로 직물을 꼽았고 이탈리아는 인조섬유와 직물, 가죽을 수출 전략 및 유망 품목으로 선정한 바 있다.
■산업용 섬유로 새로운 성장 돌파구 마련
기존 의류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용 섬유’라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은 점도 향후 수십 년간 섬유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
올들어 효성은 2020년까지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연산 1만7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짓기로 했고 도레이첨단소재 역시 지난달 28일 구미 공장 탄소섬유 공장 준공식을 갖고 내년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탄소섬유는 향후 섬유를 비롯, 자동차, 조선, 항공 등 첨단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는 차세대 융복합 소재다.
여기에 대구 산지를 중심으로 실력 있는 중견기업들이 메디텍스, 나노섬유, 친환경 섬유 등 미래 신섬유 개발을 추진, 근본적인 섬유산업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이경태)은 최근 ‘무역 1조 달러 시대 수출 고부가가치화 전략, 섬유산업에서 배운다’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섬유 수출 회복은 섬유산업뿐 아니라 무역 1조 달러 시대 수출고부가가치화 전략에 고심하는 타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박기임 수석 연구원은 “지방소재 중소기업 수출 역량을 키우고 끊임 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생산의 메리트를 끌어올려 섬유산업의 생명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 지원책 역시 ‘어떻게 팔 것인가’, 즉 마케팅 고민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도록 FTA 등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복합소재 수요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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