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섬유 산업은 국가 전체 수출 52억 달러의 60% 이상을 공헌하고 있다. 국내 총 생산의 46%를 담당하고 있으며 전체 GDP의 8.5%를 차지한다. 고용 인력 역시 전체의 38%를 점유한 아시아 8번째 섬유 수출 국가이다.
그러나 파키스탄 섬유산업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파키스탄 섬유 협회(APTMA : The All Pakistan Textile Mills Association)는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한 생산 품질 향상과 해외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효율적인 R&D를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협회는 높은 이자율과 생산비, 비 협조적인 정부 정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에너지 공급 등의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논쟁은 1990년대 기업가들의 나태한 태도가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섬유산업이 지금 세계 흐름에 맞는 정책 방향으로 정부와 보조를 맞췄다면 호황을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심각한 기술 노후, 불충분한 R&D, 면화 생산 하락으로 고통을 겪고 있어 향후 전망도 분명치 않다. 면 분야의 R&D 부족은 나머지 아시아 지역에 비해 품질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면화의 낮은 수익성 때문에 농부들은 사탕수수 같은 다른 작물로 옮겨가고 있다. 펀잡 지역만이 전년에 비해 면화 경작 지역이 1.14% 줄어들었을 뿐이다.
섬유 업계는 ‘코튼 비전 2015’를 통해 2015년 2000만 베일의 면화를 생산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지만 매년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다. 또 다른 논쟁은 기계 장비 노후화다. 이들 장비에 대한 적절한 현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파키스탄 섬유 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협회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중국 등과의 경쟁에 직면했고 잘못된 국내 정책이 파키스탄 섬유 산업을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고 갔다고 강조했다.
이자율은 단적인 예다. 방글라데시 이자율은 8.5~9.0%, 인도는 5.25%(시중 금리는 10.25%), 중국은 5.58%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지난 3~4년간 이자율이 150% 이상 오른 13.25%다. 이는 섬유산업 발전을 저해하며 소규모 섬유기업들을 무력화시켰다.
인도가 수출입 은행을 설립해 특히 섬유산업에 금융 편의를 지원한 것처럼 파키스탄 정부도 어느 정도의 할인이나 면제 혜택을 주는 일관성 있는 플랜이 마련돼야 한다.
불규칙적인 전력 공급도 큰 문제다. WAPDA의 불규칙적인 전력 공급으로 기업들은 큰 재정적 손실로 고통 받고 있다. 일부 섬유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자가 발전 설비를 갖고 있지만 소규모 기업들은 전체 전력을 WAPDA에 의존하고 있다.
근로자들을 포함한 섬유 업계는 불규칙적인 전력 공급이 파키스탄 전체의 기업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또 유틸리티에 대한 높은 비용은 파키스탄 섬유 기업들을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면 파키스탄 섬유 산업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50% 인상된 최저 임금, 이자율 증가, 비 정상적인 전력 공급, R&D 부족, 면화 생산 감소는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속적인 섬유 산업 발전을 위해 새로운 파키스탄 정부는 지역 경쟁자들과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 수 있도록 적절한 장기 전략을 시행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리=정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