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리포트] 사회 변혁에 나서는 파키스탄 선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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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오스카상 수상 영화감독 ‘치노이’
염산 테러 희생자들 조명 세계적 찬사

오스카상에 노미된 샤르멘 오바이드 치노이는 파키스탄 영화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월27일 아카데미 어워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대중들에게는 좀처럼 거론되지 않지만 수천명의 파키스탄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더욱 빛난다.

치노이는 백스테이지에서 로이터 통신과 단독으로 통화하며 “파키스탄 여성들에게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역경 앞에서 용감하게 고난을 이겨내는 힘을 보여준 파키스탄 여성들이 영감을 줬다”며 “그들은 파키스탄의 진정한 영웅들”이라고 덧붙였다.

‘세이빙 페이스(Saving Face)’는 파키스탄에서 염산 테러를 당한 생존자에게 재건 수술을 해 준 영국계 파키스탄 성형외과 의사인 모하메드 자와드의 이야기를 다룬 연대기다. 공동 감독인 다니엘 준지는 당초 자와드 얘기를 듣고 작품을 구상했다. 그리고 치노이에게 함께 작업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전에도 오스카와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된 적이 있다. 그는 “이런 주제로 수상한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매년 100명 이상의 주로 여성과 소녀를 대상으로 한 염산 테러가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생존자를 돕는 단체들은 대중들에게 보도되지 않은 경우를 합치면 그 대상과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한다.

톰슨 로이터 재단(Thomson Reuters Foundation)에 따르면 여성들에 관한한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콩고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위험한 국가이다. 이 곳에서 여성 얼굴에 가해지는 염산 테러는 일반적으로 (도덕을 어긴) 혐의에 대한 처벌을 뜻한다. 희생자들은 종종 영구적으로 실명되고 흉터는 패혈증과 괴저병을 일으킨다.

치노이는 오스카 상을 수상하기 전에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이런 형태의 폭력에 주의를 기울여 주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희망의 스토리(Story of Hope)’
주된 희생자들은 여성이다. 그들은 자신의 남편이나 구혼을 거절한 사람들이 의뢰한 사람들에게 희생됐다. 영화에서 한 소녀는 자기 선생님이 (제안한 결혼 선도금)을 거절한 후 얼굴이 타버린 것으로 묘사됐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불과 13세였다.

또다른 25세의 여성인 룩사나의 얘기를 보자. 그녀의 남편은 룩사나에게 염산을 던졌고 그녀의 형수는 시어머니 앞에서 그녀에게 가솔린을 부어 불을 질렀다. 영화에서 그녀의 스토리는 미완성으로 남았다.

치노이는 수상을 위해 파키스탄을 떠나기 전 룩사나와 통화했다. “그녀는 남편 없이 애들과 자신이 먹고 살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마지막 외과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세이빙 페이스’는 지난 3월8일 미국 케이블TV인 HBO에서 방영됐다. 준지와 치노이는 파키스탄에서도 방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치노이는 “우리는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이 영화를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치노이는 로스엔젤레스에서 있었던 세레모니에 참가하기 전에 이 영화가 파키스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었다.

“이 영화는 파키스탄 사람들을 향한 강력한 메시지를 가진 희망의 스토리입니다. 나는 이 스토리가 파키스탄인들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는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세이빙 페이스’는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녀는 2010년에는 다큐멘터리인 ‘파키스탄의 탈레반 세대’로 에미상을 수상했다. 지금 그녀는 다음 프로젝트로 ‘공동체를 변화시키기 위해 놀라운 일을 하고 있는 파키스탄 사람들’을 테마로 한 TV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그녀는 “이번 수상은 파키스탄인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증거이다. 우리는 전세계에 우리 메시지를 듣는 사람들과 청중을 갖고 있다.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리=정기창 기자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자와드는 2008년 첼시 웨스트민스터 병원에서 염산 테러 희생자를 처음 만났다. 그는 “염산은 곧바로 중화처리 하지 않으면 더욱 깊은 곳으로 스며든다”며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3개월마다 파키스탄 전역을 돌며 이슬람 자선단체 도움으로 무료치료를 해 주는 ‘인생을 바꾸는 의사’가 됐다. 자와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좀 더 나은 얼굴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며 “거의 무료로 의술을 배우도록 해준 고국을 위해 의사로서 할 수 있는 도덕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세이빙 페이스’는 4월 초 영국에서도 방영될 예정이다.

염산테러피해자제단(Acid Survivors Foundation)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는 매년 150명 정도의 여성이 염산테러에 희생되고 있다. 주로 실연당한 남자가 염산으로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있지만 잡히더라도 뇌물을 써서 나오는 형편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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