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턴(Melton) 직물
요즘은 옥스퍼드 원단으로 된 셔츠를 입고서도 옥스포드지가 어떤 것이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겨울철에 멜턴 오버코트지로 된 것을 입어도 그것이 무슨 원단인지 관심도 없이 그냥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다고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겨울, 유난히 춥다보니 거리에서도 멜턴 코트를 입은 신사 숙녀들을 적잖게 볼 수 있어 오늘의 제목으로 삼았다.
멜턴 직물이란 경사와 위사를 모두 굵은5-20 Nm 정도의 부드러운 방모사를 사용해 평직이나 능직으로 제직한 다음 20-25% 정도 축융(縮絨=직물 조직을 치밀하게 하는 것) 시킨다. 그러면 직물의 조직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펠트처럼 보이며 표면의 털(毛羽)을 짧게 깎아낸 방모직물로 직물 자체가 따뜻해 보인다.
멜턴 직물의 특징은 물을 튕겨내는 발수성이 있고 튼튼하며 보온성도 좋다. 그리고 촉감은 부드러우며 중후한 감이 있어 보기만 해도 따뜻해 보인다. 이렇게 만드는 가공법을 멜턴 가공법이라고 하는데 경·위사를 소모사로 제직하고 멜턴 가공한 모직물을 소모 멜턴(worsted melton)이라고 한다.
그러나 때로는 소모사를 경사로 하고 위사를 방모사로 제직하거나 면사나 인조섬유사를 경사로 하고 위사를 방모사로 제직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굵은 방모사를 이용해 방모직물을 제직하고 축융기로 펠트화 시킴으로써 모직물을 보다 더 치밀하게 하고 직물 표면의 잔털(모우)을 눌러서 정리하는 것이 멜턴 가공이다.
이때 가볍게 축융시키고 마무리 하는 가공을 트위드 가공(tweed finish)이라 하고 트위드 가공보다는 좀 더 강하게 축융시키고 마무리하는 가공을 프란넬 가공(flannel finish)이라 하며 아주 강하게 축융을 시킨 가공을 멜턴 가공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이 멜턴 직물을 나사(羅紗)라고도 했는데 당구대 위에 깔아 놓은 파란 직물이 대표적인 멜턴 직물이다. 특히 얇고 가볍게 여성용 옷감으로 만든 멜턴 직물을 멜터네트(meltonette)라고 한다. 멜턴 직물의 용도는 오버코트, 망토, 자켓, 유니폼, 수렵용 복지 등이다.
멜턴이란 이름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지만 영국의 레스터셔(Leicestershire)에 있는 멜턴 모브레이(Melton Moubray)라고 하는 유명한 여우사냥 터와 인연이 있다고 하는 설이 있다. 이 여우 사냥에 나서는 사냥꾼들이 입고 있던 자켓을 멜턴 자켓이라고 부르던 데서 연유됐다는 설과 또 다른 것은 이 가공법을 발명한 해로우 멜턴(Harrow Melton)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으나 어쨌든 이 제품은 전형적으로 영국에서 발전한 모직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