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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룹의 대북 사업 밑그림이 점차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1차로 조성될 북한 서해안 공단
의 주요 투자 업종이 섬유류 중심의 경공업 산업이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역에 대한 업계 관심이 고조되
고 있다.
특히 현대측은 서해안 공단 입주의사를 표명한 200여개
회사들중 약 70%에 해당하는 140개 업체는 섬유 관련
회사들이라고 밝혀 현대 그룹의 1차 서해안 공단 개발
계획은 섬유류를 중심으로 한 경공업 중심 산업 단지로
탄생될 전망이다.
부문별로 원단, 염색 등 섬유업종이 44.8%, 의류
13.7%, 양말 2.0% 등 생산설비 이전이 비교적 용이하
고 투자 규모가 작은 노동 집약형 산업들.
(주)현대 아산은 서해안 공단 개발과 관련, 전력, 용수,
도로 등 대규모 투자와 공단 개발이 국민 경제에 미치
는 영향 등을 감안해 현대 단독 투자보다는 관심과 능
력이 있는 모든 업체를 망라한 컨소시엄(Consortium)
형태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는 1단계로 100메가와트(MW)의 전력 공급을 계획
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한국전력과의 협의를 통해
문산변전소와 해주변전소간을 연결해 500∼1,000MW까
지 확충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공업용수는 1단계 2만5천톤을 거쳐 총 25만톤 규모로
확충할 예정이며 공단개발 지역 부근의 은파호, 장수호,
석당호, 취야저수지 등의 용수를 이용할 계획이다.
하수처리시설의 경우는 공업 용수의 80%에 해당하는
규모의 하수종말처리장을 신설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며
5,000회선 규모의 교환기, 케이블 등을 건설할 계획이
다. 이는 지난해 10월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시 공식적으로 제의한 내용이다.
최근 북측은 이같은 현대측 제의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
고 있어 황해도 해주만에 위치한 서해안 공단 개발이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 개발이 시작되고 본격적인 우리 업체들의 이주가
이루어질 경우 1차적으로 약 140여개의 신발, 섬유 등
노동 집약형 경공업 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이 서해안
공단에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아산은 『남북간의 경쟁우위 요소를 결합 할 수
있고 생산설비 이전이 용이하며 해외 수출이 가능한 품
목을 생산하는 수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위주로 단
계별 투자 유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힘으로써 이
들 섬유류 기업체들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2천8백만 달러를 수출한 셔츠 생산 업체인 자오
무역은 현대종합상사를 통해 대북 투자를 계획하고 있
는 섬유류 수출 회사. 이 회사의 권용기 사장은 『1차
로 1천여명을 고용하고 10개 셔츠 라인을 개설할 계획
이다.
기계값만 160∼17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변
수가 많지만 대북 투자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
혔다. 대지 임차료와 건물 비용을 감안하면 200만 달러
는 훌쩍 뛰어넘는 다는 얘기다.
자오무역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외 투자를 계획해 왔으
나 기왕이면 북한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으로 타 지역 투
자를 미루어 왔던 점에 비추어보면 여타 북한 생산을
선호하는 업체들의 대북 러시 현상도 예측 가능한 일이
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대북 투자는 변수가 많다. 현대종합
상사 관계자는 『그룹내에서도 아직 업무 분장이 불확
실해 혼란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작년에 200개 업체의 투자 의향서를 접수받은 이후 급
속하게 냉각됐던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근 1년간 업무
진척이 없었다』고 말하는 등 일단 공단 개발을 위한
첫 삽을 뜨기까지는 낙관할 수 없는 문제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현대 그룹의 공식 대북 투자 창구사는 (주)현
대 아산.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확한 업무 분담이 이루
어지지 않아 전체적인 관계 기조는 현대 아산이 이끌어
가고 있는 반면 실무적인 일은 현대종합상사에서 맡고
있다.
/정기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