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 우수인재 유통판로 지원 한몫
벤처디자이너 컨퍼런스 150여명 배출
내년 ‘편집샵·디자이너샵’ 중심 개편
개성·실용가미 ‘신개념 쇼핑몰’ 장담
“디자이너는 하나의 벤처기업이자 브랜드력입니다.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전략적인 육성책 지원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수입사업 몸집 불리기만 급급한 패션업체들과 달리 두타는 국내 유통기업 중 디자이너 양성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이승범 두산타워 대표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창의성과 실력은 기대이상이나 능력을 발산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중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두타가 신진 디자이너들을 육성하고 이들의 유통판로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완공되면 동대문 일대가 디자인·패션산업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우수 인재들이 동대문을 중심으로 전개할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정부는 신진 디자이너 경제적 지원 확대를, 패션유통기업은 국내 디자이너 발굴 육성에 적극 힘써줬으면 한다”고 소신을 내비쳤다.
디자인 갈증, 두타에서 풀다
최근 유통채널의 다변화에도 디자이너 브랜드가 설 수 있는 유통활로는 한계가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원단부터 생산까지 소량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필요한 유통망 확보, CEO 디자이너 육성, 브랜드 홍보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까지 150여명의 디자이너를 배출한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는 디자이너 육성책의 일환으로 디자이너를 꿈꾸는 인재들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수상자들에게는 신진 디자이너존 ‘두체’에서 브랜드 런칭 기회를 제공한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탑 디자이너’는 브랜드 런칭과 마케팅, 세일즈 등을 배울 수 있다.
이 대표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패션계는 열악한 환경”이라며 “두타는 보증금 없이 매월 판매한 금액에 대한 수수료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자체 브랜드력을 높이기 위해 디자이너 샵을 적극 입점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비싼 수수료 압박으로 디자이너들의 경제적·재고부담을 주는 유통업체들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패션페어’ 참가와 B2B 사업 병행을 통해 디자이너 상품을 수주하고 홍보하는 글로벌 유통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에는 패션·유통기업 도약을 위한 통합브랜드 전략을 제시했다. “두타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두타 PB상품 개발, ‘프리미엄 영 컨템포러리’ 시장을 겨냥한 중국, 미국, 동남아 등 해외 수출 비즈니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참신한 아이디어·젊은 에너지
고객 니즈를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이 대표는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경쟁사보다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우수 테넌트(tenant) 유치가 가장 중요하다” 역설하며 “좋은 상품을 기본으로 한 테넌트, 판매사원들의 로열티가 높아져야 자연스레 애사심과 고객 지향적 생각이 생기는 법”이라고 말했다.
두타는 2014년 7월 정기 리뉴얼을 진행한다. “두타의 MD전략은 편집샵과 디자이너샵”이라며 “예술적 감성에 개성과 실용성을 접목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개념 쇼핑몰이 탄생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패스트 패션의 원조는 동대문이다. 우리도 ‘유니클로’ ‘자라’ 등의 브랜드를 생산하고 국내 패션브랜드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시일 내 이탈리아 생산자조합을 기반으로 한 공동브랜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PA에 대해선 지식의 가치로 승부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힌 이 대표는 “SPA 잠식은 국내 중견 브랜드들을 안개 속에서 길을 잃게 했다”며 “백화점 수수료, 권리금, 인건비 등의 이유로 SPA브랜드가 너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섬유·패션산업을 경시하는 시장상황에 대해서는 “국내 유통사들은 외국 업체만 우대한다. 두타가 롯데 삼성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에 입점을 원해도 타 기업이란 이유로 배척하거나 동대문을 재래시장으로 치부는 경향이 있다”면서 “브랜드력을 가질 수 있는 거대 유통사와의 유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