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단체 및 정부 기관, 업계 등 150여명 이상 참석
“학(學)계 격려할 수 있는 상도 만들어 달라”
지난 12일 섬유센터 17층에서 열린 제23회 한국섬유패션대상 시상식은 그 어느때보다 많은 귀빈과 축하객들이 운집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원장, 윤수영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박경탁 한국화섬협회장, 원대연 한국패션협회장, 최병오 한국의류산업협회장 등 기관장 및 국내 대부분 단체장들이 참석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 일행으로 출국했던 최병오 회장은 하루전인 11일 귀국, 본지 시상식에 참석했다.
김시중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한국섬유신문이 창간 10주년이 되던 해 국내 섬유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 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섬유업계 중진들의 권유를 받아들여 ‘한국섬유패션대상’을 제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행사를 통해 서로 알고 지내며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 업종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우리 산업이 다시 예전의 긍지를 되찾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원장은 축사에서 “섬유산업은 사양·위기 산업이 아니라 첨단을 달리는 성숙산업”이라며 “봉제산업을 (일자리) 질 면에서 낮게 인식하고 있는데 부대시설을 갖춰 환경을 개선하면 번듯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특히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직장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해 봉제산업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또 “산업진흥 기관도 대화를 통해 한발씩 나가겠다. 봉제 등 섬유패션산업을 관심있게 들여다 보겠다”고 덧붙였다. 건배사를 제의한 공석붕 명예회장은 “우리 조상들이 쓰던 말 중 가장 훌륭한 말은 솜씨다. 솜씨에 마음씨를 담으면 맵시가 된다. 우리만이 뽐낼 수 있는 맵시로 세계에 한국 패션을 알리고 앞장서 나가자”고 말했다.
○…신, 구세대간 조화가 실현됐다. 대한민국 1세대 남성디자이너 손일광(인견사랑 대표) 선생의 공로상 수상소식에 이목회(남성디자이너모임)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60~80세 연령대의 대 선배 디자이너들과 언론인, 아티스트의 모임에 행사장의 평균연령이 예전보다 높아진 느낌이었다.
그러나 올해의 디자이너로 뽑힌 서영수씨에 이어 장희주, 진세화 등 신진디자이너 부문 수상자들과 함께 이들이 소속된 아트리더스클럽의 회원들이 참석하면서 선후배간의 훌륭한 조합의 그림이 완성됐다. 20대부터 80대까지의 패션피플들이 자리를 함께 했고 원로인 손일광 대표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존경을 표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섬유패션산업의 미래를 밝게 느끼도록 해 줬다.
○…윤수영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은 이날 ‘제23회 한국섬유패션대상 시상식’에 참석, 9일 취임 이후 첫번째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26회인 정재훈 한국기술진흥원장과 함께 앉아 담소를 나누며 지난 소회를 돌아봤다. 윤 부회장은 기자에게 “아직 부서별 업무 보고가 진행 중”이라며 “추석 명절이 지나고 다시 만나자”고 했다.
○… 대상을 수상한 코리아실크로드 곽노명 대표는 이날 가장 먼저 시상식장을 찾았다. 곽 대표는 프레미에르 비죵(PV) 전시회 참여를 위해 행사 이틀 후인 14일 프랑스로 출국했다. 올해 PV는 추석 연휴와 겹쳐 그는 연휴에도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하며 추석 명절을 맞게 됐다.
○…아웃도어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합리적 가격대로 ‘클랙잭’을 운영하고 있는 권윤환 대표와 대구를 거점으로 전국적인 유통진출을 추구하는 ‘클라이머홀릭’의 조영환대표가 각각 유망브랜드 상을 수상하면서 함께 자리했다. 두 사람은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장질서 유지와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정보를 공유하자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현재 아웃도어 시장이 과포화상태인 가운데 가격거품이 심하고 불필요한 경쟁이 난무하다는 현실을 토로하면서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리텍스코리아 이동춘 대표는 당일 중국에서 들어온 바이어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청도 인근에서 가장 큰 섬유 재활용 기업인 청도 부왕덕(富旺德)무역유한공사의 요부강(姚富强) 총경리는 친환경부문상을 수상한 이동춘 대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본지 수상을 축하했다.
요 총경리는 지난주 합의에 도달한 한·중FTA 1차 모델리티(Modality) 협상을 언급하며 “현재 14%에 이르는 섬유 재활용제품(부자재·재생재 등)의 중국 수입관세가 완전 철폐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중 FTA가 체결되면 양국간 섬유류 교역이 크게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화 부문 신진 디자이너 상을 수상한 스타슈즈컴퍼니 장희주 대표는 “개성적인 디자인의 제화는 국내 매니아층의 매출만으로는 브랜드를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수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최근 싱가포르 백화점 등 아시아 각국의 제안이 있어 해외 판로 개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번 수상이 ‘더스티모브’ 국내외 업계 내 인지도와 신뢰도를 제고하는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화 부문 본상을 수상한 ‘슈콤마보니’ 임혜선 과장은 “런칭 10년차를 맞은 ‘슈콤마보니’는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 하이탑 스니커즈 등 새로운 캐주얼 라인도 인기가 많고 스포츠 특화 아이템도 기획하고 있어, 오늘 시상식에 참석한 골프 스포츠 등 다양한 부문의 수상 업체들과 교류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끄레머천다이징 권기현 전무는 신진 디자이너 멘토링을 맡고 있는 이들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식을 찾았다. 이날 권기현 전무는 깔끔한 수트 차림에 알렉산더 칼더의 전위적인 작품이 프린트 된 클러치 백을 들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평소 패션을 비롯해 디자인 회화 관련 전시를 보면서 기분전환을 하고 사업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발상의 전환을 하기도 한다”며 “오는 10월 보끄레가 퓨리탄과 함께 런칭하는 여성 핸드백 ‘지아미’도 한국적 아름다움을 모던하게 재해석해 예술 작품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인사들은 “훌륭했다. 이렇게 각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은데 수상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행사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격려의 말과 함께 “축하객에 비해 의석 수가 모자라 불편함을 겪어 아쉬웠다”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또 일부에서는 “시상식의 취지나 의미, 수상자들의 수상이유를 자세히 안내해 주면 더 좋겠다. 특히, 신진 디자이너 같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분들은 별도의 소개나 설명 없이는 알기 어렵다. 프로필 정도라도 읽어줬으면 좋겠다” 등의 개선방향도 알려줬다.
○…한편, 눈에 띄는 점은 학계 관계자들의 참여다. 이 현상은 기존의 산·학계 구분보다는 업계가 하나의 연장선상에서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음을 대변해줬다. 서울모드 유희자 부학장은 “학계 관련 상도 마련 됐으면 좋겠다. 졸업 후 활동 중인 패션인뿐만 아니라 예비 패션인들에게도 특별하고 좋은 자극제임이 틀림없다”는 뜻을 밝혔다.
○…영우T&F 전재성·이영숙 공동 대표이사가 기쁨에 찬,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나란히 수상식장을 찾았고, 최신 패션 트렌드 소재로 부각된 자수 레이스 분야 대표업체인 부영텍스타일 최현석 부장도 수상자로 자리에 함께 했다. 최 부장은 오너 2세이지만 현장을 뛰어다니며 연구 노력하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