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와 대화하고 만지고 사랑하라!
입는 사람의 이미지를 상승 시켜라
심플·모던·엘레강스는 불변의 원칙
패션의 강국인 프랑스에서 한국의 오트쿠튀르 디자이너 이림에게 손을 내밀었다. 프랑스 숄레 지방에 위치한 패션전문학교 ‘리세 드 라 모드’는 40여년을 오트쿠튀르를 고집해 온 디자이너 ‘이림(LEE LIM)’을 초청해 학생들의 특강을 부탁했다. “과연, 한국에 장인정신으로 평생을 디자인과 기술을 함께 발전시켜 온 오트쿠튀르 디자이너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불식시키고 현지에서 명쾌한 강의로 갈채를 받았다. <편집자 주>
‘리세 드 라 모드’는 프랑스 국가에서 운영하는 전문 고등학교 겸 대학교이다. 최첨단 공정시설을 갖추고 철저한 장인 배출을 통해 산업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입학하기도 어렵지만 졸업 이전에 유럽의 유명브랜드에 이미 취업이 100% 예정돼 있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의상과 가죽소품, 패션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염색, 봉제, 패턴, 디자인등 완벽한 실무과정에 입각한 교육으로 일류패션의 완성에 필요한 중요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다. 디자이너 이림은 서양복식의 종주국인 프랑스의 전문학교에서 ‘소재의 중요성과 입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의상’에 대해 강의를 했다. 학생들은 시종일관 열정적인 자세로 높은 집중력을 보였으며 호응을 보냈다.
“우리나라의 주입식교육, 경쟁의식 유발과는 달리 프랑스는 어렸을때부터 삶을 사랑하고 즐기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런 만큼 자신의 직업을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자세가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사고의 유연성을 가져와 우수한 인재로 양성되는 것 같다”고 이림 디자이너는 이 학교 학생들의 열정과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교장실에는 태극기를 프랑스국기와 함께 세워뒀으며 교육과정과 설비를 둘러볼 수 있게 디자이너 이림을 맞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학생들은 한국에서 온 ‘작은 거인’ 이림 디자이너에 대한 호기심으로 강의에 임했다가 마침내 높은 호감도와 존경심을 보였으며 준비해 간 소재와 의상을 만져보고 입어보며 즐거워했다.
이림은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멋진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좋은 소재를 선별하고 성질에 부합한 최적의 옷을 짓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이 만져보고 오랫동안 곁에 두고 소재의 특성을 흡수해 잘 어우러지는 의상을 디자인하면 큰 시너지를 낼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곁들이면서 순발력있는 영어와 유머를 섞어가며 쉽게 설명하자 학생들은 즐겁고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수업에 임했다.
최고의 소재로 그 특성을 잘 살려 심플하면서 우아하고 모던한 모습으로 완성된 드레스와 원피스, 자켓 등을 직접 보여주고 만지고 입어보게 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림은 최고급 캐시미어담요로 지은 겨울 코트를 보여주며 ‘발상의 전환’에 대해서 언급했다. 더불어 수축률을 고려한 고급 울 소재로 옷을 완성했을 때 변형이 없도록 완벽을 기하는 패턴제작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림은 준비해 간 독특하고 우수한 소재들과 한국문화와 복식관련 책자를 기증했다. 이림디자이너의 숄레지역 여행은 지난해 가을, 방한한 ‘리세 드 라모드’ 교장일행이 샵과 본사를 방문한것을 계기로 초청으로 이뤄졌다. 지난 2월 이림은 숄레지역의 ‘리세 드 라 모드’로 초청돼 학생들과 만남을 가졌으며 학교를 탐방하고 파리에서 프레미에르비죵을 둘러보는 등의 일정으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 이림 디자이너의 후기
장인정신 강조 ‘실무와 정신교육’ 우수인재 양성
“자신의 일을 즐기는 삶, 노동의 가치 존중하는 풍토”
프랑스가 세계 패션강국이 될 수 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를 다시금 확인하게 됐다. 장인정신에 바탕을 둔 실무와 정신교육을 통해 우수한 패션인재를 길러내고 노동의 가치를 진심으로 존중하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연상되는 화려한 패션의 이면에는 좋은 소재와 세련된 디자인, 섬세한 공정의 작업들이 공동의 노력으로 완성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 기본적인 진리를 이해하고 장인 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숄레의 ‘리세 드 라 모드’가 프랑스 패션의 원동력이 되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정부의 의지를 실현해 가고 있다.
단순하게 디자인을 하고 기계를 다루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장인정신에 가까운 실무와 ‘정신교육’을 동반하고 있다. ‘정신교육’이라고 하면 직물업에 종사하거나 의류공정에서 일하는 사람, 디자이너들이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존중하고 소통함으로써 좋은 옷을 지을수 있도록 하는 마음가짐을 말 한다.
전통적인 기본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기술 시도로 미래를 준비하고 현대의 흐름에 편승하는 모습은 역시 프랑스가 패션의 강국이라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전문 고등학교 겸 대학교에 최첨단 공정시설이 갖춰져 있다.
여러 패션회사가 의뢰하고 생산도 가능한 섬유 프린트실, 열과 초음파로 실 없이 옷을 만드는 기계실, 2D와 3D로 바로 연결되는 모델리스트 수업 등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주변 의류공장들과 파리 패션디자인 업체들과의 인턴 연계 등 학과 과정들이 졸업전부터 이미 전체 100% 취업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일류 패션의 명맥을 이어가게 하고 있다.
어릴때부터 자신의 직업을 즐기고 사랑하는 정신교육과 삶의 질을 올바로 바라볼 수 있는 사회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소비자들도 좋은 것을 향유할 수 있도록 상품의 가치를 인정하는 마음가짐이 따라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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