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온 비수기, 진열매대 전쟁
[서울] “거대 상권일수록 경쟁 치열해, 진열매대 갖고 복도로 나와야 매출이 상승한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복도, 에스컬레이터 옆 2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 ‘리스트’와 ‘쉬즈미스’의 진열매대가 놓여있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북적북적, 직원들도 덩달아 바빠진다.
‘리스트’ 직원은 복도에서 판매하는 시즌맞이 세일상품이 매출 상승의 견인차라고 대답했다. 협소한 공간이라도 가게 밖에서 판매하면 손님들 시선을 자연스레 끌게 된다는 것. 그는 “한달에 1~2번 정기적으로 장소를 바꿔가며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쇼핑몰 복도에 상품을 전시한다. 그 상품들을 보고 소비자들이 입점된 가게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영등포 상권은 롯데 백화점, 신세계 백화점, 지하의류상가, 타임스퀘어, 이마트 등 다수의 쇼핑건물이 거대한 규모로 자리하고 있다. 상권규모가 클수록 유동인구는 많지만 정작 가게 안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적은 ‘풍요 속 빈곤’ 현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점주들은 직접 복도로 나와 진열매대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왕십리 상권도 영등포 상권과 비슷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지하철역 인근의 엔터식스 몰, 이마트 등 각종 패션 브랜드 점포들이 입점해 넓은 상권을 이루고 있다. 왕십리에서 스포츠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원래 여름이 비수기인데 올해의 경우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비수기 시즌이 더 빨리 찾아왔다”며 “쇼핑몰 복도에 매대를 설치해 세일 물량을 일찍 풀었다. 역세권이라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이야 많지, 가게는 한가해서 잠자코 손님들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형유통 지역상권 잠식
[경기] 이천상권은 작년 12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최근 NC백화점 오픈까지 대형유통업체가 차례로 지역상권을 잠식하고 있어 신음태세다. 문제는 해당 상권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이천시 옆의 용인시 상권까지 만만치 않은 타격을 입은 것이다.
‘카파’ 용인점의 이종찬 사장은 “주말 소비자들을 이천에서 다 흡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주변에 대형 유통업체가 하나씩 들어설 때마다 매출 변화를 몸소 체감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NC백화점의 경우 이천종합터미널 근처에 자리하면서 유동인구마저 모조리 앗아가고 있다. 지난 3월 이천중앙통상인회에서 NC백화점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지만 결국 입점을 막지는 못했다.
한편,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이 연내 오픈 예정이다. 대형 아울렛 등장으로 많은 지역 가두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광명 상인들도 아울렛 입점에 대한 단체 반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광명에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서면 가산패션단지의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솔트앤초콜릿’ 현대 아울렛 가산점 대표는 “가산패션단지를 찾는 고객 중 광명시민들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이 들어서면 이곳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응원 행사
[충청] 대전 은행동 상권은 6월 월드컵 시즌을 맞아 스카이로드를 통한 거리응원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여름 은행동 상권의 으능정 거리에는 스카이로드가 건설됐다. 스카이로드는 길이 214미터, 너비 13.3미터, 높이 20미터 규모의 초대형 LED 영상아케이드 구조물로 대형 LED 영상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예술작품과 영상물을 즐길 수 있다.
이에 월드컵시즌을 맞아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즐길 수 있도록 스카이로드를 통해 경기를 방영하고 거리응원 행사를 마련한 것. 많은 시민들이 나와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은행동 상권은 주 고객이 젊은 연령층으로 이 연령대를 타겟으로 하는 원더 플레이스 등의 편집매장들이 오픈했다. 또한 골프의류 등이 퇴점하고 아웃도어브랜드들이 대형매장으로 입점하면서 상권이 소폭 재편됐다.
은행동 상권의 ‘솔브’ 직원은 “속옷 브랜드는 여름이 성수기라 지난달부터 잠옷과 솔리드 타입의 속옷 등이 꾸준히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며 “상권에 월드컵 거리응원 행사가 마련된 만큼 상권에 붐업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웃도어 매장 재편
[강원] 원주 중앙동 상권은 지난 시즌 스포츠, 영캐주얼 브랜드들이 퇴진하고 그 자리에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대형 매장으로 입점하면서 아웃도어 중심 상권으로 재편됐다. 케이투, 네파, 밀레, 센터폴 등의 브랜드가 2,3층의 대형 매장으로 입점하면서 상권분위기가 변화됐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여름 시즌을 맞아 캠핑용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즌상 고객의 수요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브랜드 별로 TV 광고도 캠핑 용품 중심으로 노출되고 있어 매출 견인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동 상권의 ‘블랙야크’ 매니저는 “타블로와 하루가 나오는 TV광고덕에 판매가 수월하다고 전하면서, 캠핑시즌이다 보니 캠핑용품 뿐 아니라 가벼운 차림의 반팔 티셔츠와 칠부 팬츠도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동 상권은 3개월전 도로변 주차장이 건설돼 쇼핑편의가 좋아져 이용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여름, 냉감물 소폭 판매
[경상] 무더위로 상권이 다소 지친 모습을 보였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움직임을 시도했으나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이다. 월드컵 기념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도 진행됐으나 기대이상의 특수는 없었다.
부산 광복동 상권은 6월 초 연휴를 맞아 남포동을 비롯한 자갈치 방문 관광객들로 북적되며 활기를 더했다. 유동인구가 더욱 늘어나면서 일부 매장의 경우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조사됐다. 몰링 현상으로 인해 신규 오픈한 와이즈파크점 내 신규입점 한 브랜드들의 성과가 다소 나온것으로 알려졌다.
김해 나들목 상권은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입점으로 주말 매출이 다소 늘었으며 냉감물 중심의 여름 제품이 판매고를 올렸다. 부원역세권에 오픈한 신규 몰에도 다양한 방문객들이 찾아 호조세를 보였다. 경남 창원 대동백화점에는 북유럽 유아동 신규 브랜드 ‘모이몰른’이 지난 19일 신규 오픈하며 다채로운 오픈 행사를 진행했다.
한편 23,24일 양일간 패션그룹형지에서 ‘와일드로즈’ ‘노스케이프’ 유통전략 설명회를 진행, 영남권 내 아웃도어 신규 매장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월드컵 특수 ‘득보다 실’
[전라] 6월 들어 단품 팔림세가 활발해지면서 다소 위축된 소비심리가 회복추세로 돌아서는 듯 하나 집객은 주춤했다. 4월부터 이른 더위로 여름 매기가 일찍부터 일어나면서 5월 연휴 기간까지 구매 수요가 정점을 찍고 현재는 줄어든 상황이다. 티셔츠, 반바지 등을 구매하려는 목적성 입점 고객의 구매 적중률은 높아졌으나 활발한 팔림세는 벗어난 분위기라는 것.
바캉스 시즌을 겨냥한 핫 섬머 제품은 아직 시기가 일러 온타임 구매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선거철과 월드컵 영향으로 상권 자체가 한산했다. 익산 상권은 부여 아울렛 등 대형 아울렛의 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10~15%의 고객 이탈이 이루어졌으며 중고가와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타격이 심해 적게는 20~30% 많게는 50~60%까지 매출이 빠지는 추세다.
한편, 익산 영등동 상권은 대로변으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데 최근 마이너스 신장폭이 커지면서 수시로 입퇴점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모트’가 철수하고 ‘코오롱스포츠’가 입점했으며 ‘컬럼비아’가 퇴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