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여성복 전문 계열사 데코네티션을 매각했다. JP어드바이저, 웰메이드 예당,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로 구성된 JP컨소시엄은 보통주 지분 75.93%, 우선주 지분 100%를 225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랜드측은 중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있는 ‘데코’와 ‘이엔씨’에 대한 중국 판권은 지속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엔씨’는 지난해 200여개까지 중국 내 유통망을 확장하며 현재 별도 전담 디자인팀을 구성했을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데코’ ‘이엔씨’ ‘아나카프리’ ‘디아’ ‘나인식스뉴욕’ 등 5개의 여성복을 운영하고 있는 데코네티션은 이랜드 그룹이 지난 2003년과 2006년 데코와 네티션닷컴을 차례로 인수해 지난 2010년 합병한 계열사다.

합병 후 매출이 다소 개선되는 듯 했으나 지속된 실적 악화에 따른 부채와 이자비용 증가로 지난해까지 금융부채는 400억 원, 이자비용만 20억 원 규모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으로 영업 손실을 기록하면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랜드측은 ‘데코’에 이어 지난해 ‘이엔씨’의 상표권 양도를 통한 지원으로 재무개선 효과를 기대했다. 또한 주력 브랜드인 ‘데코’ ‘이엔씨’ ‘나익식스뉴욕’의 생존을 위한 승부수로 리뉴얼을 시도했지만 거듭 실패했다.

‘디아’는 지난해 SPA 브랜드로 전환해 자사 유통에서 인큐베이팅 후 육성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 영 트렌디 MD형 브랜드로 선회했다. 계열사로부터 수혈 받은 자금여력을 바탕으로 사업 역량 강화를 다방면으로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데코네티션은 지난 2011년 1904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총 매출이 1326억 원까지 줄고 영업손실은 49억 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299억 원의 매출과 영업 손실 22억 원을 기록했다. 지속된 적자로 유력 대기업과의 협상에서도 경쟁력을 갖지 못한 채 패션사업에 관심을 가진 JP컨소시엄 측에게 손실을 만회하지 못하고 헐값(?)에 팔면서 ‘여성복 마켓’의 위상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동성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저가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썼던 이랜드가 고급 여성복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영역이라 데코네티션은 내내 골칫거리였다”며 “그룹의 모든 패션사업을 전문 분야인 SPA 중심으로 재편, 전환하는 과정으로 과감한 포트폴리오 구축과 전략 구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동안 여성복 전문 인력 영입과 함께 대규모의 자본을 투하해 여성복 부활을 꿈꾸었던 대기업의 여성복 사업이 하나둘 축소되면서 다시 한 번 여성복 비즈니스에 대한 경쟁력 제고와 전문성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고민하는 전환점이 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JP컨소시엄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주요 부문으로 운영하는 업체들로 구성, 이번 데코네티션 매입을 시작으로 패션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중국을 겨냥해 한류를 이끄는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패션 사업 진출을 통해 기업 가치 상승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나지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