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공정무역·콜라보’ 상품 갖춰
임직원들 직접 매장 나와 지원…나눔 실천
“내가 기부한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있고, 신진이나 지역 디자이너에게 도움을 주는 일에 동참할 수 있어서 샀다”는 20대 여성. “딸아이가 기부하는 착한 기부 매장이 있다고 해서 같이 왔다”며 50대 주부가 2~3층을 오가며 옷을 고르고 있었다.
지난 23일 기자가 찾아간 이곳은 제일모직(패션부문 대표 윤주화)의 ‘하티스트 하우스’다. 패션사업 60주년을 맞아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플래그십 스토어로 지난 15일 매장을 열었다. 박은혜 하티스트하우스 매니저는 “매장을 연 첫 주 평일 방문 고객이 400명 정도였고, 주말에는 1500명에 달했다”며 “월요일인 어제는 500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하티스트 하우스는 1940년대 어느 창고 건물의 벽돌을 이용해 건물 외벽을 쌓았고 매장 안의 집기도 절반 이상을 재활용했다. 6개층 100평(330㎡) 규모다. 하티스트하우스 매장의 판매 이익금은 모두 사회공헌 캠페인에 사용한다. 하티스트(HEARTIST)란 이웃에게 귀 기울이는 따뜻한 마음(HEART)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함께 즐거운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라는 의미의 합성어다.
요즈음은 하티스트 하우스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4명 외에, 제일모직 임직원 중 6명씩이 하루 동안 매장에 나와 판매를 돕고 있다. 1층은 리빙 라이프 스타일의 친환경 제품으로 구성했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에코준컴퍼니에서 만든 퍼블릭캡슐.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알약캡슐 모양의 물병. 수익금은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말라리아 치료약을 주기 위해 쓰인다.
옥수수전분이나 대나무, 쌀껍질을 이용해 만든 그릇인 에코솔라이프 친환경 식기 브랜드도 있다. 에코브릿지의 코끼리 모양의 씨앗 목걸이는 타구아 열매 씨앗으로 만든 것. 코끼리의 상아를 대체하는 소재로 공정무역을 통해 만들어진다.
위안부 할머니가 미술심리치료를 받으면서 남긴 드라이플라워 패턴을 이용한 폰케이스, 노트 등도 있다. 2층에는 업사이클링 패션 아이템과 신진 디자이너와 하티스트가 콜라보레이션한 작품이 많다.
‘나는 외롭지 않아요’ 쿠션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하티스트와 유익점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으로 삼성에버랜드의 시즌 종료된 남성셔츠를 활용했다. make again 코너에는 하나뿐인 옷이 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이 옷은 하티스트와 신진 아티스트의콜라보레이션으로 태어났다. 삼성에버랜드의 쓸모없어진 헌 옷을 해체, 재구성하여 창조한 옷이다.
고태용 디자이너의 강아지 티셔츠 시리즈는 그 수익 일부를 동물자유연대에 기부한다. 3~4층은 르베이지·구호·빈폴·갤럭시·로가디스 등 제일모직이 기부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5층은 정원으로 조성,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하 1층은 각종 전시, 공연, 플리마켓 등 방문객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나눔 활동의 공간이다. 양희준 제일모직 커뮤니케이션팀 차장은 “며칠 전 저도 판매를 도우며 나눔의 즐거움을 느꼈다”며 “방문객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를 원하는 신진 아티스트와 업체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