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성장 DNA 갖추고 R&D투자·벤처정신으로 사회·종업원 이익에 기여”
성장하는 기업의 DNA는 무엇인가. 현실을 갈파하는 심미안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혜안이었다. 또 레드오션 시장을 블루오션 시장으로 바꿔 나가는 벤처 정신도 맞물려 나갔다. 역발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큰 사례라 할 수 있다.지난 23일 열린 섬유패션 CEO 조찬포럼. 이날 최근 섬유패션 장기 불황에 실의와 타성에 빠진 기업인들은 특강을 한 동업계 패기에 찬 기업인들의 성공사례에 찬사를 보내며 많은 영감(靈感)을 얻었다.
특히 고경찬 벤텍스 대표가 발표한 ‘쏠라볼’은 불황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기업인들에게 승승장구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였다. ‘쏠라볼’은 테크니컬한 기술과 부단한 연구개발로 레드오션을 블루오션으로 둔갑시키는 미래용 ‘덕다운’ 대체 소재로 주목받았다. 중공사 방식을 택해 태양에너지를 흡수, 최대 온도를 10C˚ 이상 올려주는 제품이다.
고 대표는 평소 그의 지론인 손자병법의 ‘모세(謨勢)·차세(借勢)·용세(用勢)’를 예로들며 중소기업의 역량 극대화와 생존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벤텍스는 향후 HEAL(Human·Earth·Animal·Life)을 화두로 지속가능 성장을 추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레드오션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시장이지만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때 잘 나가던 기업들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건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의 부재와 그 소재가 영원히 간다는 안일함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PDF9면
웰크론그룹은 2010년 코스닥 등록 기업인 웰크론한텍, 웰크론강원을 인수하며 작년 2200억원 매출을 올린 중견 섬유소재기업으로 부상했다. 이영규 회장은 이날 웰크론의 성공 스토리를 발표하며 ‘극세사 클리너’라는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계기가 된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클리너만 생산하던 회사는 모두 문을 닫았다”며 “기능성 침구 시장을 새로 발굴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함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웰크론그룹은 2022년 매출 2조원, 이익 2000억원, 시가총액 2조원을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3M과의 계약 사례를 언급하며 기술력이 있으면 소규모 기업들도 얼마든지 세계적 기업들과 대등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웰크론은 지난 2000년 3M과 거래할 때 결재 화폐를 원화로 통일하고 계약을 파기할 경우 1년간 재고를 모두 구매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계약서에 담았다. 또 전품목 독점을 요구하는 3M에게 5개 품목만 내주고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이 아닌 제3국 법정에서 해결하는 조건도 넣었다. 그는 “3M과 계약한 수 천개 회사가 있으나 이런 조건은 웰크론이 유일하다”며 “기술력을 인정받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덕우실업은 ‘성장 전략과 비전’을 주제로 50억원에서 500억원의 건실한 업체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덕우실업 이창헌 실장은 “2008년 이전까지는 전형적인 연사제품 생산 기업이었으나 이후 울(Wool)과 아세테이트(Acetate) 감도의 고감성 제품을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왔다”고 밝혔다. 올 초에는 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에도 불구하고 평직기를 도비직기로 교체하는 설비 투자에 나서 생체모방(Biomimetics)을 활용한 고감성 고기능성 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성기학 회장은 “이들 3사는 R&D 투자와 벤처정신, 지속적 확장을 통한 비전을 가진 회사들”이라며 “자기만의 기술과 시장으로 사회와 종업원 이익에 기여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불황의 길목은 언제건 도사리고 있는 법, 이들에겐 오로지 겁날 것 없는 호황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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