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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 과포화…빈점포 ‘수두룩’
“무조건 대형화가 능사는 아니지요”
‘유통산업발전법’ 영세상인 보호못해
섬유·패션 유통구조 개선 제도화방안 모색
-지방 상권·재래시장의 몰락까지 총체적 위기에 있는 유통산업을 분석하신다면
“현재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국내 중소 유통시장은 1996년 유통시장의 급격한 개방과 재벌규제 완화 등으로 인한 대형할인점의 난립으로 급격히 몰락하고 있습니다. 30년에서 50년간 서서히 진행된 선진국의 유통산업 구조조정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급속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재래시장을 넘어 중심상권, 동내 구멍가게에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지방 중소 시·군의 경우 대형할인점 하나가 설립되면 지역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어버리는 실정입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대형할인점 과도한 입점 경쟁과 가격 경쟁이 벌여져 “고래싸움에 영세업자만 고통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산·분당·수원 등은 할인점이 이미 포화한 것으로 유명하고, 최근 3대 할인점이 경쟁적으로 입점한 7개 중소도시(부천·용인·양주, 진해·통영·양산, 순천)의 경우 빈 점포의 비율이 24%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할인점의 입점으로 지역경제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정부는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안이 중·소 유통업체와 대기업의 상생을 가능하게 한다고 하는데
“작년 연말에 통과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중소유통업체와 대기업의 상생을 내세웠다고 보지 않습니다. 개정법은 대형할인점의 요구인 국·공유 재산의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대규모점포의 등록제의 범위를 넓혔습니다.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에 대한 지원, 중소유통기업 구조개선 및 경쟁력강화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으나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에 그치고 있고, 물류 센터 부지를 위해 국·공유재산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게 한 것 역시 대규모점포에 대한 수의계약을 합리화하기 위한 끼워 넣기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역유통산업 균형발전을 위한 특별법안’이 지역유통산업을 활성화하고 대기업의 독과점을 막을 수 있는가
“현재 지역유통업의 문제는 대형할인점의 급격한 입점확대와 가격경쟁에 원인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인에 대한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재래시장 등 일부 중·소유통업자를 위한 지원책을 시행한다고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습니다. 대형할인점이 출점과 영업확장을 방기한 상태로는 중소업자가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와 시간을 가질 수 없고 지원책 역시 사실상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중소유통업의 경쟁력 강화나 회생을 위해서는 대형할인점에 대한 규제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각 지자체는 대형할인점 입점과 영업과 관련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법안을 입안하였습니다. 규제대상 대형할인점의 매장면적을 지자체는 자율적으로 규율할 수 있고 대형할인점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공청회를 통해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여기에 지역유통산업균형발전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대형할인점을 설립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군의 경우 20만명 미만, 특별시와 광역시의 구의 경우에는 30만명 이하에 1곳을 초과해 설치할 수 없으며 해당지역의 적정 상업시설의 면적이 이미 포화인 경우에도 설립허가를 할 수 없게 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지자체는 중소영세업자의 피해가 막대한 경우 1년 이내의 범위에서 대형할인점의 거래품목의 제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무휴일일수(2일 이상 4일 이하) 영업시간종료시간(8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 이내)도 자치단체의 조례를 통해 강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대형할인점에 대한 규제뿐 아니라 지역유통조합 결성을 유도하고 이들이 벌이는 공동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지역주민이 직접 지역 생산품의 소비 및 지역유통업자 애용을 위한 지역소비자회를 설립하여 소비자운동 전개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중·소상인들과 소비자가 지역유통의 주체로 설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형할인점을 규제하는 동시에 중소유통업자와 지역소비자들이 지역유통 경제를 살리는 주체로 나서도록 하는 것이 본 법안의 핵심입니다”
-유통산업의 문제는 비단 중·소 유통업체의 몰락과 지역상인 축소만은 아닐 것입니다.
“대형할인점이 미치는 폐해가 지금까지는 주로 지역경제에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대형할인점에 의해 지역 산품이 지역에서 소비될 수 기회가 감소하고 있고, 크게는 대형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