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의류산업 부활…실천의지에 달렸다”
■인터뷰 “의류산업 부활…실천의지에 달렸다”
  • 한국섬유신문 / /전상열 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09.03.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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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 한국의류산업협회 회장(렉스CORP 회장)

옷은 인간생활 ‘3대 요소’중 최고가치
의류산업 포기안돼 ‘위기가 기회’ 살려야
의산협은 新舊회원사 교류의 장 단합강조

의류 클러스트론 내놓고 볼륨화가 살길 주장
디자인·품질 ‘ODM수출’ 적극 모색해야
적응력·민첩성 앞세워 기선장악 나설 때

“한국의 의류수출 역사는 오래됐고 또 한국인은 패션 감각이 뛰어납니다. 이를 조화롭게
운용만하면 의류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닙니다. 지금 의류산업에 몸담고 있는 의류인들의 적극적인 실천의지 뿐이지요.”

지난 2월 24일 렉스상사 사옥 6층 이인성 회장 집무실. 이인성 한국의류산업협회 회장은 기자와 만나자마자 “의류산업은 인간생활의 3대 요소인 衣食住 가운데 최고의 의미를 지닌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의 요체는 의류산업 활성화였다.
그는 지난해 2월 20일 의산협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한국 의류산업의 首長에 올랐다. 지난 1년 동안 그의 행보는 靜中動 그 자체였다.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그가 취임이후 지난 1년 동안의 소회를 밝힌 것이다. 그의 의류산업관은 다름 아니었다. ‘의류산업을 살리자’는 게 골자였다.

이 회장은 이 날 의류산업은 아직도 많은 시련과 곡절을 겪고 있지만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주위 경쟁국의 여건을 면밀히 살피고 이용하는 전략을 강구한다면 해볼만하다고도 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지구촌 경제를 꽁꽁 얼어붙게 했지만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우리의 장점인 적응력과 민첩성을 앞세운 기선장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노동부 등 정부의 지원과 관심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섬유산업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원사 직물 염가공 의류패션으로 이어지는 스트림은 큰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의류산업 활성화는 스트림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의류산업에 종사하는 의류인들의 단합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의산협은 이를 이끌어낼 구심체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무국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부터라도 의류수출 확대와 의류업체가 사는 방안을 동시에 마련해 나가야 합니다. 소규모 의류업체가 모여 볼륨화를 통해 이를 도모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의류업체간 클러스트 시스템 구축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는 모두가 의류산업은 물 건너갔다고 하지만 이는 모르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의류산업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다만 이를 실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대안으로 클러스트론을 내놓고 정면돌파를 강조했다.

“해외에서 의류 생산 공장을 운영하려면 연간 오더 규모가 최소 500만 달러는 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지 토착기업과 경쟁이 안돼요. 최근 해외생산에 나섰던 의류업체들이 국내로 리턴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고생해서 구축한 바이어를 지키기 위해서는 리턴한 업체들이 뜻을 합쳐 규모의 볼륨체제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 회장은 국내 생산 여건 악화 때문에 80년대 후반부터 수많은 의류업체가 경쟁적으로 해외로 나갔지만 규모의 볼륨을 구축한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최근 한국으로 돌아오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우려를 높였다. 그렇지만 그는 ‘살길은 있다’고 말했다. 당장 커미션 베이스로 수출하는 의류업체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 공동조직을 만들어 경비절감과 볼륨화를 창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운영의 묘이지요. 클러스트에 참가하는 업체는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100% 공개를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게 선행된다면 의류산업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부활을 자신합니다.”

그는 클러스트 시스템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해외생산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팽배했다. 볼륨은 항상 이익창출의 바로미터라는 뜻이다. 볼륨을 구축한 국내 업체가 해외 현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있는 것은 사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가 의류산업 활성화를 위해 클러스트론을 내세우는 근본 이유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당장 우리의 숨통을 조이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경쟁국 모두가 겪고 있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이지요. 당분간 미국을 비롯 EU 미주시장 등 주요 시장의 의류수요가 감소할 겁니다.

해법은 여기서 찾아야 해요. 자국의 수요가 감소하는 데 쿼터나 SG(세이프가드)로 시장을 규제할 필요성이 없어지는 것이죠. 이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 의류업체들이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수년 동안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의류 생산·수출을 하던 한국 업체들이 쿼터차지 때문에 애로사항이 컸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뒤 이제 이를 어떻게 살려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당장 디자인 결정권이 없는 것은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나 색감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국내시장 사이즈가 작은 것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시장사이즈가 크지만 세계시장을 아우르는 글로벌 브랜드가 없는 것은 이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리고 이를 타파하는 길은 지금부터라도 디자인과 품질을 앞세운 ODM방식으로 차근차근 바이어들을 유인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톤을 높였다. 그는 이게 이루어질 때 글로벌 브랜드 탄생도 머지않았다는 희망까지 불어넣었다.
“최근 정부가 세계 주요 국가나 지역을 중심으로 FTA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최대 의류시장인 미국과의 한·미FTA협상을 끝내고 양국 국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지만 저는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솔직히 반신반의하는 상태예요. 이유는 얀 포워드 기준 원산지 규정과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메이드 인 코리아’ 지위가 보장돼 있지 않다는 것이죠.”
그는 얀 포워드 원산지 기준은 한마디로 수출국에 불리한 조항이라고 말했다. 이 조항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우회수출을 막겠다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만 우리의 경우는 섬유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문제라는 것만 대두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FTA 협상에서 개성공단을 역외지역으로 인정했으나 北美간의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린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자신만의 생각임을 전제로) 또 국내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은 순수한 비즈니스 즉 경제적인 측면에서 봐야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우려를 높였다. 바로 이데올로기와 국민적인 정서가 융합된 것은 국제경쟁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 봤을 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뜻이다. 예를 들어 잔업이 안 되고 통행 통관 통신 등 3通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즉 납기보장이 안 되는 것은 바로 생산지로서 메리트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섬유산업 스트림간 협력은 시너지 창출을 전제로 한만큼 각 섬유단체가 회원사를 지원하는데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의산협 역시 회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원사 직물 염색 부자재 등 관련 산업의 정보제공을 위해 DB화에 나섰어요. 섬유단체 사무국은 회원사가 있어야 존재가치 명분이 섭니다. 최근 옵쇼어나 수입·내수 브랜드를 전개하는 경영자 가운데 40대에서 50대 중반의 연령대가 많아요. 그런데 이들이 단체가입을 않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단체 내에서 新舊간 대등한 회원관계 설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의류·패션 젊은 경영자를 회원사로 영입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의류사업 경영에 바탕이 되는 지적재산권보호 봉제업종합지원 불공정무역행위 등 의산협의 주력사업 활용을 적극 주문하기도. 그는 의산협이 新舊 의류인들 간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 전환될 때 의류산업 활성화가 탄력을 받는 동시에 명실상부한 의류산업의 본산으로 거듭나는 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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