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8주년 파워 인터뷰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
■창간 28주년 파워 인터뷰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
  • 한국섬유신문 / 윤정아 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09.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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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받아온 사랑, 고객과 함께 나누고파’


35주년 ‘열정의 역사’ 만감 교차
세계속 ‘패션 한국’ 선봉장 될 터

“처음 내 손으로 만든 티셔츠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서울행 야간 열차표를 끊고, 잠시 들린 서점에서 인디안 추장이 황야를 바라보는 사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 서울에서 판로를 개척해야 했던 제 모습과 개척자 인디안 추장이 너무나도 흡사해 보였고, 이에 주저 없이 브랜드 이름을 ‘인디안’으로 결정했던 때가 새삼 떠오릅니다.”


세정의 대표 브랜드인 ‘인디안’이 탄생하게 된 역사는 이러하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국민브랜드로 성장해 온 세정그룹이 올해로 35주년을 맞았다. 세정의 역사를 더듬는 박순호 회장의 과거는 온통 사업체를 이루기 위한 땀과 열정으로 가득차 있다.
1974년 당시 국가 발전의 견인차로 각광받게 된 제조업을 통해 자신의 원대한 꿈을 펼치리라 각오한 박 회장은 편직기 2대, 오버로크기 1대, 일반 미싱 2대, 삼봉기 1대를 가지고 세정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동춘섬유공업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초기부터 박 회장은 사업성공의 요인이 될 결정적 판단을 내리게 된다. 그것은 ‘품질에 승부를 건다’와 ‘미래 패션산업의 경쟁력은 강력한 브랜드가 필수적’이라는 것이었다.
사업방침이 서자 주저할 시간이 없었다. 편직이 잘된 원단을 구한 후 염색을 위해 여러 유명 회사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유통을 확보하기 위해 밤낮으로 전국을 누비고 다니기도 했다. 서서히 가격대비 높은 품질의 이국적 색채가 느껴지는 브랜드 ‘인디안’이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했고, 제품은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당시의 ‘인디안’ 티셔츠는 소매점에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미끼상품으로 활용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번은 아는 사람이 서울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라고 티셔츠를 보여 주셨는데, 바로 인디안 티셔츠였지 뭐예요. 그때의 자부심과 희열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후 사업 초기부터 사용했던 ‘동춘섬유공업사’란 상호명은 이미 커져가고 여러 분야로 확장되는 기업의 위상과 역량을 표현하기에 다소 부족함을 느끼게 돼 1991년 사명을 세정(世定)으로 바꾸고 이미지 쇄신을 시도했다. ‘하늘아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지낸다’는 뜻의 세정은 최고의 생활문화 창조로 인류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세정의 경영이념을 담고 있다.
세정은 이제 13개 관계사를 두고 그룹 외형을 계속 키워나가며 패션 전문기업에서 종합생활문화 기업으로 눈부신 도약을 펼쳐가고 있다. 부산發 국내 패션성공기업 첫 손가락으로 꼽히는 세정그룹은 패션을 비롯한 악기, 건설, IT등의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고객들의 생활 수준 향상에 밑거름이 되고자 생활문화 창조기업을 자처하고 있다.
▶최근 근황은?
임직원들과 함께 가을 시즌 준비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가을 제품 준비를 비롯해 카탈로그 촬영, 하반기 마케팅 계획 등으로 가을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얼마 전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아름다운 토요일’ 자선 바자회 행사를 진행했다. 임직원 모두가 하나 되어 봉사한 결과 당일 벌어들인 판매 수익금 전액 4900여 만 원을 소외된 계층을 돕는데 일조했다. 또 대외적으로는 부산국제광고제 대회장을 연임하게 되어, 개막일을 한 달여 앞두고 홍보대사 위촉식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발대식 등 주요 행사들이 진행되어 몸도 마음도 바쁘기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들을 사랑하고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일들이다.
▶기부와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것 같다.
사업을 펼쳐가면서 ‘남을 위해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지녀왔다. 특히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은 사회와 더불어 나누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임을 믿고 있다. 그동안 30년 넘게 세정이 받아온 사랑을 고객과 지역사회에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또 나눔과 상생을 바탕으로 하는 세정(世定)의 경영이념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세정은 더 좋은 지역사회 만들기를 통해 사회와의 신뢰를 구축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한편 존경받는 기업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다.
▶사업진행 여부 시 실패와 성공 확률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는 소문이 있다.
사업을 하면서 고비라기보다는 전환점이 된 것이 2번 정도 있었다. 먼저 1988년 사업초창기 도매상 체제에서 과감히 대리점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재래시장에서 대기업 브랜드들이 버티고 있는 대리점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것은 기업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자신이 있었기에 ‘인디안’을 간판으로 내걸고 기존 거래선을 대리점 개설로 유도하고 전국을 다니며 유통망을 개척해서 지금의 ‘인디안’ 유통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당시 대리점 체제로의 전환을 조금만 늦추었더라도 지금의 세정은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두 번째는 IMF당시라 할 수 있다. 당시 대기업들은 대부분 가두 유통망을 포기하거나 브랜드를 철수하기 바빴지만 세정은 기존 브랜드인 ‘인디안’의 공격적인 유통 확장을 시도했다. 경쟁사들이 철수한 시장을 오히려 공격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었다. 경제위기 상황이라 신규 대리점 개설과 기존점 또한 이전과 확장에 적잖은 부담을 가졌지만 얼마 되지 않아 각 대리점이 지역 내 최고의 매장으로 자리 잡는 대성공을 거두어 ‘인디안’이 가두 유통망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이 시기에 런칭한 영캐주얼 ‘니’는 3년 만에 매출액 1천억 원을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루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모두가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고 본다.
▶섬유패션계의 당면과제와 활성방안?
현재 패션산업은 중국의 저가 상품의 공세와 내수경기 침체, 고유가, 각국의 무역규제 등 많은 불안요소들과 IT, 자동차, 조선 등에 밀려 섬유산업이 사양산업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내가보는 패션산업은 신소재의 개발, 디지털 등 새로운 산업과의 만남,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 등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고부가 가치, 선진국형 문화창조 산업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세정은 자가 브랜드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은 물론 산학협동을 통해 맞춤형 인재 양성, 기술개발 등으로 세계 속의 패션한국으로 성장하는데 변화와 혁신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앞으로 계획
사업을 펼쳐온 30여 년 간 ‘나의 혼을 제품에 심는다’는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 지금까지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 설비투자 및 기술개발에 아낌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패션에 대한 꿈과 책임감이 더욱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한 옷 이상의 가치를 지닌 제품을 고객들께 제공하고자 하는 세정의 고집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윤정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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