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스서울 “재미있는 패션의 판을 만들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H.P.FRANCE와 피알원(PR01)이 어떤 곳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리테일과 홀세일을 하는 것이 H.P.F, 그 외 패션, 인테리어, 아트 세 가지를 도소매에 접목시키는 등 크리에이티브에 관련한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피알원이다. 의류 소매와 도매로 매출의 70% 가량을 창출하면서, 새롭고 독창적인 상품과 컨텐츠를 보여주고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안목까지 높이려고 한다. 그리고 일본 패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룸스(rooms)’라는 합동전시회를 13년 전에 런칭하게 됐다.
룸스는 심사를 통해 수준 높은 컨텐츠를 선보이면서, 현재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전시로 자리잡았다. 브랜드를 애정을 갖고 유통 판로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디자이너와 바이어를 양성하고, 전시의 질을 높여가며 상호발전을 도모한다.
그러나 약 5년 전 리먼 이후 일본의 소비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해외에서 더 많은 바이어를 유치해야만 했는데, 일본의 독창적인 디자이너 컬렉션이 가장 경쟁력 있는 컨텐츠라고 여겨졌다. 당시 재팬패션위크는 패션쇼만으로 구성돼 해외 바이어 숫자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발길을 끌 새로운 것이 필요했기에 쇼 기간에 전시를 마련해 둘러볼 수 있게 했고, 도쿄패션필름이라는 자체 미디어를  실시간으로 발신하며 관심을 유도했다.
패션계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확산도 필요했다. 도쿄에서만 볼 수 있는 패션매장과 문화 컨텐츠를 링크해 시부야 패션페스티벌을 만들었다. 도쿄의 샵들도 도쿄 디자이너와 컬렉션을 취급하도록 권장해 일반 시민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패션위크 중에 매일 자체적인 파티를 주최하기도 했고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도록 여러 업체에게 협력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당시에는 명품, 패스트 패션이나 기성 브랜드만을 다루는 잡지가 대부분이었다. 크리에이티브한 컬렉션을 보여줄 잡지가 전무했던 것이다. PR 경력을 살려 매체 편집장들에게 도쿄패션이 기사화 될 것을 요청했고, 슈프르, 긴자, 맨즈논노가 더욱 더 도쿄 컬렉션에 주목하도록 발로 뛰며 미디어 파트너를 만들어갔다.
이외에도 글로벌 디자이너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하기도 하고, 바이어와 프레스, 디자이너는 물론 아트 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 등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곧바로 패션비즈니스가 창출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와 같이 룸스를 비롯 일련의 모든 이벤트를 망라한 ‘룸스링크(roomsLINK)’를 5회 진행했고, 10월23~25일 서울과 11월 초 타이페이에서도 열어 아시아 각국과 함께 하려고 한다. 이는 아시아의 패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도쿄와 서울 등 각국의 패션 도시의 커뮤니케이션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서로 소통하고 앎으로써 각국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정립하고 각각의 개성도 뚜렷하게 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 서울에는 각각 그 지역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매장과 디자이너와 셀렉션이 있을 것이며, 각국에 최적화된 브랜딩이 되어야 한다. 파리나 선진국은 리테일의 분포가 잘 돼 있는데 아시아의 여러 도시들은 어떠한가. 100m 반경의 여러 백화점에 동일한 브랜드 매장만도 몇 개점이나 된다. 아시아의 크리에이터가 협력해 아시아 각국의 도시에 특색있는 패션을 만들어간다면 좋겠다.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정말 급속도로 수준이 향상됐고 특히 밑바탕에 깔려있는 사고방식이 글로벌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미 뚜렷한 비전을 갖고 10년 후의 모습까지 그리고 있었다. 오는 10월 ‘룸스 링크인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 각국과 교류를 도모할 생각이다. 아직 서울의 브랜드를 잘 알지 못하지만,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함께 신나는 패션의 ‘판’을 벌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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