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만 잡았다”
가벼워진 지갑에저가상품만 찾고
휴가 포기한 채
술 소비만 늘어
여름휴가 못가
연일 치솟는 기름값과 물가 급등에 여름휴가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휴가 자체를 가지 않 거나 성수기를 피해 9월 이후로 시기를 조정하겠다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휴가를 가더라도 1박2일로 기간을 줄이고, 주유비 부담에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는 의견도 속출하고 있다.
우선 여름휴가 포기족이 급증하고 있다. G마켓이 네티즌 1126명에게 질문한 결과 45%가 ‘휴가 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원래 계획보다 축소하겠다’는 응답도 39%나 돼 고유가·고물가 여파는 80%를 넘어섰다. ‘상관없이 가겠다’는 답변은 16%에 불과했다.
휴가 시기를 늦춰 고유가를 돌파하겠다는 사람도 많았다.
신세계가 임직원 105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휴가를 9월 이후로 미루겠다’는 응답이 28%였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의 10%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성수기를 피해 휴가경비를 줄여보겠다는 생각에서다. 7, 8월 휴가자는 지난해 32%, 42%에서 30%, 36%로 각각 줄었다. 가장 부담되는 부분도 ‘경비’가 55%(G마켓)로 압도적이었다. ‘많은 인파나 교통체증’(24%), ‘휴가지 선택’(14%) 등은 행복한 고민에 불과했다.
해외여행을 포기하고 국내여행을 선택한 경우도 많았다. 신세계는 지난해 69%에서 80%로 크게 늘었고, G마켓 조사에선 9%만이 ‘해외로 가겠다’고 답했다.
휴가 일정을 대폭 줄이겠다는 이들도 많았다. G마켓 설문에서는 ‘1박2일’(31%), ‘당일치기’(24%)가 반수 이상을 차지했고, ‘2박3일’을 선택한 이들도 31%나 돼 대다수가 3일 이내로 휴가를 떠날 계획으로 나타났다.
주유비 부담에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연봉전문사이트 오픈샐러리가 직장인 4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가용 보유자 중 49%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G마켓 설문에서는 비싼 호텔이나 펜션보다는 여관·민박·텐트 등으로 다운 그레이드하겠다는 응답(14%)이 많았다.
그럼에도 대다수가 마음만은 해외로 떠나고 싶어했다. 온라인 여행사 넥스투어가 사이트 방문객 8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의 응답자가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어했다. 하지만 휴가비용으로는 15만원 이하(50%), 15만∼40만원(15%), 40만원 이상(35%)을 계획하고 있어 현실과는 괴리를 보였다.
불티난 저가품
지갑이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삼각김밥과 같은 저가 상품을 많이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편의점 업체 훼미리마트에 따르면 1000원짜리 ‘참치 천냥김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만개 많은 46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7위에서 4위로 3계단 뛰었다.
지난해 9월 1000원에 양을 늘려 출시한 ‘빅 불고기 버거’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해 5위에 올랐다. 700원짜리 ‘전주비빔주먹밥’은 지난해 동기 8위에서 7위로 상승했고, PB 상품인 ‘500 컵라면’(500원)도 13위에서 8위로 올랐다. GS25에서도 ‘뉴 전주비빔밥’과 ‘참치마요네즈’ 삼각김밥이 각각 판매량 순위 5위와 9위에 올라 판매순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10위 안에 드는 등 저가 상품이 인기였다.
대형 마트에서 쌀·라면 등 식품류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데 돈을 더 많이 썼다는 얘기다.
신세계이마트에 따르면 1월부터 6월 15일까지 전국 114개 점포의 상품군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식품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증가했다. 이마트 전체 매출 상승률은 7.2%였고, 일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가전·레포츠와 패션상품은 각각 2.0%, 2.7% 신장하는 데에 그쳤다.
식품류 중에서는 특히 쌀과 라면 등 주식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쌀 매출은 해마다 정체 상태이거나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올 상반기의 경우 20㎏ 들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3.9%, 10㎏는 10.6%로 큰 폭으로 증가했고, 즉석 정미 상품은 47.5%나 늘었다.
주식 대용인 라면도 가격 인상과 인상 직전 판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급증, 봉지라면은 25.3% 증가하며 상품군별 매출 순위에서도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올라갔고, 판매수량도 9.5% 늘었다.
술 권하는 사회
답답한 경제상황 때문일까. 한때 주춤했던 술 소비량이 다시 늘어났다. 대한주류공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5월 소주·맥주·위스키 판매량 집계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주는 1.0%, 맥주는 4.7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