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패션브랜드 국내진출 재도약의 기회로 입지
‘경쟁상대 달려졌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확 바꿔야
‘저울을 속이면 三代가 망한다’ 근검절약 경영관 무장
설립 4년만에 매출 2000억 창립신화 큰 반향 불러
자라(ZARA)·에이치앤앰(H&M)·갭(GAP)·지오다노(ZIORDANO)·유니클로(UNIQLO)….
거대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한국에 상륙했다. 국내 패션업체들이 긴장하며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들 글로벌 패션 브랜드는 거의 대부분이 유럽브랜드이다. 이는 근대 패션의 출발점이 유럽인것과 무관하지 않다. 패션 디자이너들은 패션과 디자인의 도시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를 꿈꾼다. 그렇지만 역발상 패션 CEO가 있다. 패션만을 쫓는다면 그 한계를 뛰어넘기가 힘들다고 주장한다. 바로 더베이직하우스 우종완사장이다. 우 사장이 설립한 더 베이직하우스 모토는 ‘Beyond Fashion’ 즉 패션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의 모토는 딱 맞아떨어졌다. 국내 의류업체 사상 설립 4년만에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캐주얼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의류업체의 신화를 쓴 더베이직하우스 우종완 사장을 만났다. 글로벌 패션브랜드의 무차별 국내 상륙영향과 더베이직하우스 브랜드 전략, 그리고 국내 패션 업계의 대응방향을 들어봤다.
-글로벌 브랜드가 들어왔다. 국내 패션업계는 어떤가.
“세상은 무지하게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나도 세상 변화에 맞춰 열심히 노력한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는 속도보다 내가 세상을 따라가는 속도가 늦어지면 뒤쳐진다. 사실 우리나라 패션업계가 무척 빠르게 변화 하고 있지만 패션 시장이 변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국내에 자라나 에이치앤앰 등 글로벌 브랜드가 들어온다고 패션디자이너 실장부터 내부적으로 밤잠안자고 노력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속도 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1~2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정해져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글로벌 브랜드 때문에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로는 왜 어렵나.
“우선, 우리나라는 시장이 좁다. 갓난아기부터 노인에게까지 다 판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4500만명 시장이다. 일본 유니클로는 우리보다 3배가량 많은 1억2000만, 갭은 세계에서 가장 소비가 많은 미국 브랜드다. 또 자라는 유럽전역을 상대로 한다. 뿐만 아니라 지오다노는 중화권과 중동, 러시아 쪽에서 석권하고 있는 등 큰 시장에서 팔고 있다. 두 번째 우리나라 패션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고객 니즈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걔네들(자라, 갭, 지오다노, 유니클로)은 리테일 개념으로 시장을 보고 있다. 즉 소비자들이 언제 사고 어떤 걸 사는지 파악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디자인 실장이 시즌 컨셉에 따라 상하의를 딱 맞추게 결정하고 그게 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객은 상하의 맞는 것을 굳이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계절단위로 기획하지만(예를 들어 봄, 여름 시즌) 소비자들은 하루하루를 생각하는 일(日)단위로 생각한다. 이런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이 말의 의미는 경쟁자가 바뀐 것과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기존에는 톰보이는 데코, 한섬은 미샤한테만 이기면 1등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톰보이는 자라와 맞붙는다. 경쟁자가 바뀌었다. 자라보다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한다. 그게 시간이 좀 걸린다. 예상은 1~2년 정도 소요될 것 같다.”
-그렇다면 기존의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잘못됐다는 의미인가.
“그건 아니다. 한국 사람들 두뇌가 뛰어나고 좋고 부지런하다. 기존 프로세스는 그동안 한국 패션업계가 이만큼이나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 잘해왔다. 하지만 전에는 자라나 갭이 없었다. 같은 말이지만 경쟁자가 바뀐 것이다.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가 들어 왔고 디자이너들이 밤잠을 안자고 노력해도 힘들다. 업계의 딜레마다. 시간을 갖고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나 리엔지니어링 하는데 노력을 기울인다면 답이 나오지 않겠나.”
-더베이직하우스만의 브랜드 전략은.
“Beyond Fashion. 즉 패션을 넘어서는 것이다. 애초에 더베이직하우스는 패션회사가 아니다. 브랜드는 싸이클을 따라가야 한다. 젊은 시절 좋아했던 브랜드는 나와 함께 나이가 들고 있다. 우리 젊었을 때 갤럭시 입고 장가갔지만 지금은 50대 사람들이 입는 정장 브랜드다. 회사가 전반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하는 전략과 개별 브랜드가 가지는 전략은 다른 것 같다. 브랜드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해서 좋은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