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식 마니아인 대학생 김나운 씨는 집 근처에 있는 중식당인 ‘차이나팩토리’를 애용한다. 김 씨는 우연한 기회에 차이나팩토리를 CJ그룹에서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왜 대기업이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리려 애쓰지 않았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됐다.
국내 대기업 중 외식업을 하는 곳이 많다. 식품업체는 물론 리조트업체, 패션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CJ그룹은 계열사인 CJ푸드빌을 통해 해산물 뷔페 레스토랑 ‘씨푸드오션’, 중식당 ‘차이나팩토리’, 누들바 ‘시젠’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오리온도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와 유기농 음식점 ‘마켓오’를 갖고 있다. 유가공업체인 매일유업도 인도 음식점 ‘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LG패션은 계열사인 LF푸드를 통해 시푸드레스토랑 ‘마키노차야’와 일본 라면 전문점 ‘하코야’를 거느리고 있다.
대기업 계열이라는 점이 알려지면 소비자 신뢰가 높아질 텐데 각 레스토랑들이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외식업이 대기업 이미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나가는 레스토랑이라 하더라도 연간 매출 30억~40억원을 올리기가 힘들다. 대기업이 추진하기에는 스케일이 작다.
소비자와 직접 접하는 업종이라는 특성도 부담이다. 종업원이 실수를 해 소비자가 불만을 가지면 자칫 그룹 전체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레스토랑 운영을 고집하는 이유는 외식업이 갖는 매력 때문이다. 외식업은 단순한 요리장사가 아닌 문화를 파는 곳으로,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그만이다.
오너 개인이 외식업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매일유업의 ‘달’은 본래 김정완 매일유업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곳이었으며 이화경 롸이즈온 사장은 ‘베니건스’ 등 패밀리레스토랑의 인테리어 작업에 직접 관여할 정도로 애정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현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