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려고 합니다. 저는 상당히 거품이 끼어 있는 사람이에요. 저 같은 장삼이사의 한마디에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 자체가 ‘난세’입니다.”
‘시골의사’로 알려진 경제평론가 박경철(43·사진)씨가 “이제 (주식에 대해) 입을 닫겠다”는 ‘함구 선언’으로 말문을 열었다. 10월 27일 열린 『시골 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시리즈(리더스북) 완간 기념 자리에서였다.
『시골 …』는 ‘통찰편’과 ‘분석편’ 두 권으로 이뤄진 대중 주식투자서다. 이달 초 나온 1권 ‘통찰편’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고 그새 7만 권이나 팔렸다. 그만큼 주식시장이 갑갑했기 때문이었을 터다.
하지만 이번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누구의 전망도 추종해야 할 미래가 아니다”라며 “누구의 전망이라도 ‘가능성의 기준’으로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가 낙관론 쪽인지 비관론 쪽인지조차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현 위기는 인류 역사상 처음 겪는 성격의 위기”라며 “과거 사례가 전혀 없는 현상을 두고 무슨 근거로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시종일관 단정적인 대답을 피한 그가 유일하게 소리 높인 대목이 하나 있었다. 바로 “빚을 지고 있는 상황은 무조건 피하라”였다. 현재 대출이 있는 사람은 일단 주식에 대한 신경을 끄고 대출 원금을 줄이는데 집중하라는 것이다.
“부채는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이라며 “이번 위기가 지나고 나면 ‘부채도 재산’이라는 말이 제일 무서운 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 없는 사람은 지금 주식 투자해도 좋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후회 안 할 것”이란 전망도 함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