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디자이너 컬렉션은 90년대 음악과 함께 오프닝 룩으로 나온 베이지, 민트 컬러의 상큼한 밀리터리 자켓과 박시한 쇼츠, 스니커즈와 함께 들고 나온 스케이트보드만 봐도 주제가 90년대 스트리트 룩임을 알 수 있었다. 스트릿 룩에 빠질 수 없는 그래픽 프린트와 이번 시즌 스포티즘의 핫 키워드가 될 메시 소재도 빠지지 않았다.
옥스포드 소재의 비비드한 옐로우 라이더 자켓, 투명한 PVC소재의 베이스볼 점퍼, 톤온톤 데님이 패치워크 된 팬츠와 오버롤, 셔츠 그리고 체크 패턴까지 90년대 감성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컬러 블록된 박시한 자켓들, 화려한 그래픽 프린트의 트레이닝 룩과 데님 팬츠에 힙쌕처럼 보이는 포켓, 카고 팬츠까지. 모델로 선 흑인과 백인 모델들도 위트있는 포즈와 워킹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디자이너만의 기능성을 가미한 유머러스까지 더해져 쇼를 관람하는 모든 사람들을 기분좋게 만들었던 쇼. 피날레에 등장한 디자이너 김경민도 브라운 컬러의 점퍼와 베이스볼 햇, 데님 패치워크 팬츠의 스트리트 룩으로 컬렉션의 연장선처럼 보여졌다.
■‘스니저 퍼레이드’ 김경민 디자이너 클래식을 디벨롭한다
김경민 디자이너는 특정 시대나 감성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매 시즌 자신의 관심과 감성에 충실한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컬렉션은 음악이나 문화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영감을 얻는데, 그 시간과 공간적 배경을 찾아가다보면 특정 복식과 스타일로 연결된 것을 발견하게 된다. 2013 S/S와 같이 힙합의 클래식 스타일을 찾거나, 40년대 재즈의 원천인 비밥 스타일로 연결되기도 했다.
단 몇 시즌만을 살펴보면 어떤 브랜드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김경민 디자이너만의 화법과 감성에서 연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 정면 사진으로는 알 수 없지만 상의 아이템의 등판에 세 개의 구멍으로 이뤄진 얼굴 캐릭터는 그만의 시그니처다. 언뜻 웃는 얼굴로, 고함을 치는 것으로도 보였다.
김경민 씨는 “당장에는 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기 힘들어도 꾸준히 8~9시즌 거듭되면 하나의 아카이브로써 ‘스니저 퍼레이드’의 총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내년 3~4월 경 마포구 당인동에 ‘스니저 퍼레이드’ 작업실을 겸한 샵을 열고 판매 및 인지도 제고와 동시에 동세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소통할 방침이다. 특히 패션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나름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갖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컬렉션과 패션쇼를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현재 국내 편집샵 플로우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