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오어써클’은 시작을 의미하는 선과 완성을 의미하는 원을 합한 이름으로,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순간의 감성이나 발상을 토대로 자유롭고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제스인터내셔날(대표 한종철)의 박성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이끌고 있는 이 브랜드는, 대형 유통으로 전개되고 있음에도 매 시즌 독창적인 컨셉과 세련된 감각을 선보여 바이어와 프레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4 S/S 컬렉션은 ‘Fake World OR Real; Dragonfly eyes’를 테마로 했다. 박성철 CD는 “잠자리가 세상을 보는 모습은 인간이 세상을 보는 모습과는 다르지만, 어쩌면 인간이 만든 세상보다는 더 진실에 가까운 세상일지도 모른다”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번 컬렉션은 가까운 사물을 잘 볼 수 없는 원시인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안과 진찰 결과 다섯 살인 아이가 여태껏 사람과 눈을 마주친 적 없었다고 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그 아이가 본 세상이 궁금했다”며 “최신 남성복 트렌드인 프린트를 기획할 때 이에 착안해 마치 원시의 눈으로 본 것처럼 살짝 번진 느낌을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무대 역시 잠자리의 눈을 모티브로 한 그래픽 아트를 배경으로 해 다양한 프린트와 패턴의 의상을 돋보이게 했다.
쇼가 시작되자 프린트 원단을 사용한 캐주얼 티셔츠에 가벼운 점퍼와 쇼츠를 기본으로 감각적인 스타일이 연이어 등장했다. 싱글 버튼 자켓과 쇼츠에 각각 하운즈투스 체크와 페이즐리 패턴을 넣는 등 패턴의 사용이 눈에 띄었다. 또한 니트 보머와 점퍼, 자켓들에 블루, 그레이, 화이트, 핑크, 민트 등 상큼한 색상을 입혀 신선하고 청량해 보였다. 또한 소매나 밑단에 지퍼와 드로스트링 디테일을 넣어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남성미를 표현했고, 선명한 컬러의 클러치와 펀칭 샌들 등 액세서리 라인도 충실하게 구성했다.
박성철 CD는 “남성 패션에서 캐주얼이 강세지만 수트 역시 소재에 변화를 줘 트렌드에 발맞춰 가고 있다”며 “베네시안 소재에 네이비 블루 컬러로 천편일률이던 수트에서 다변화 돼, 트위드 등 효과를 낼 수 있는 원단을 사용하는 한편 가격 경쟁이 아니라 디자인으로 어필되는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 힙합과 보드로 대변됐던 스트릿 패션이 최근에는 미니멀하거나 그런지한 스타일까지 나오는데, 이를 하이엔드 컬렉션에 잘 연계해서 표현하는 것을 중점으로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