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남실업 김홍귀 사장 - 패턴사 30년, “생각만큼 쉽진 않았죠”
[인터뷰] 동남실업 김홍귀 사장 - 패턴사 30년, “생각만큼 쉽진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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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서 겪은 힘든 시간 큰 재산
근로환대기업서 겪은 힘든 시간 큰 재산

동남실업 김홍귀 사장은 군 제대 후 1974년 부터 명동에서 맞춤복 패턴사로 일 했다. 그 당시 명동엔 맞춤옷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가 흔했다. 그만큼 당시에는 맞춤복 시장이 활발했다. 하지만 80년대로 넘어가면서 기성복 시장에 자리를 내주며 맞춤복 시장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만 갔다.

그렇게 패턴사로 일하던 그는 에스콰이어 의류사업부에 취직하게 된다. 당시 에스콰이어는 제화 사업으로 성장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제화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의류로 시장을 확대할 때였다.

김 사장은 패턴사로 10년 넘게 일 했기 때문에 실력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동료들 사이에서 그는 ‘굴러들어온 돌’ 이었고 시기의 대상이었다. 회사 차원에서 시작한 사업이지만 직원들은 ‘신발’ 하던 회사가 ‘옷’을 만들어 팔겠다고 하니 썩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신발 팔아서 돈 벌어 놨더니 옷 만드는 데 쓰냐”는 소리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의류사업부가 처음 생겼으니 제대로 된 시스템과 데이터도 없었다. 하지만 실력에 대한 자부심과 끈기로 이겨 나갔다. 프랑스, 이탈리아 의류 샘플을 구해다 연구하고 한국인 체형에 맞게 변화시켜 패턴을 만들고 정형화 된 사이즈도 없어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데이터를 쌓아 나갔다. 김 사장은 “후에 생각 해 보면 정말 힘들었지만 그 시간들은 나에게 변화에 대해 적응할 수 있는 능력과 지금까지 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내 사업을 하겠다 마음 먹고 2000년에 봉제공장을 시작하게 됐다. 실력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일감을 찾기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한 여성복 전문업체에 생산담당 이사로 근무하던 친구를 통해 그 업체 일감을 조금씩 받아서 만들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진 않았다. 패턴사로 오랫동안 일 했지만 봉제는 작업 공정에서 각자 맡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품질이 일정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이런식으로는 안된다’ 생각하고 처음부터 다시 직접 발로 뛰어 거래선을 개척하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나갔다. 그렇게 주변의 도움 없이 동남실업을 키웠다. 3년이 지난 후 ‘이젠 품질을 자신할 수 있다’ 확신이 들어 다시 그 업체의 일감을 받아 납품을 시작 했고 지금은 만 12년 동안 그 업체 옷만 만들고 있다.

원청업체는 1년 내내 일감이 끊이지 않도록 꾸준히 오더를 내려주고 객공들은 일감을 찾아 여기저기 옮기며 일 하지 않아도 된다. 옷을 만드는 사람이 바뀌지 않으니 옷의 품질은 항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게 되고 이는 원청업체와의 지속적인 신뢰관계로 이어지게 된다. 물론 객공들의 수입도 기복이 없다. 하지만 봉제업은 대표적인 3D 업종으로 인식돼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직업 중 하나다. 좁은 공간에 먼지로 가득한 작업장은 자연히 젊은이들의 발길이 멀어지게 만든다.

김 사장은 “나는 평생동안 이 일을 해 왔기 때문에 체력이 허락 할 때 까지는 계속 할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봉제업을 살리기 위한 여러 지원책이 있지만 노후화 시설 교체 등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 근로자의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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