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감성을 파는 시대, 전국 이색샵, 베스트매장을 가다 - ‘바스통’ 연남동 단독 매장
이미지와 감성을 파는 시대, 전국 이색샵, 베스트매장을 가다 - ‘바스통’ 연남동 단독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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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과 낭만이 흐르는 ‘왁스자켓’ 산실로

고객의 이미지와 감성충족이 최대 관건인 시대.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 유통 구조가 급변하는 패션 마켓에서 능동적, 주도적 소비자들을 위한 매력적 매장 구현과 집객을 위한 접근성 강화는 이제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본지는 신개념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는 패션 브랜드들의 이색샵들과 불경기와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전국 베스트 매장들을 통해 해답을 찾고자 한다 [편집자주]

연남동 끝자락, 작은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면 투박한 듯, 세심한 손길이 묻어 있는 조그만 매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봉화탑의 돌이 켜켜이 쌓여 있는 벽 안엔 가을을 닮은 왁스자켓이 행거에 걸려 있다. 책상 위에 다소곳이 올려져 있는 색색깔의 니트와 목화꽃을 보고 있자면 민속화처럼 오래된 향내가 느껴진다. 연남동 끝자락,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남성복 ‘바스통’ 매장은 기남해 대표의 단단한 내공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기 대표는 “옷을 시작한지는 꽤 오래됐다”며 “옷이 너무 좋아 공대를 다니면서 남성복 샵을 낸 걸 시작으로 지금까지 달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은 ‘나’를 보여준다는 일념 하나로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금껏 묵묵히 외길을 달려온 장인 중 한 사람이다. 왁스자켓이란 투습과 방수기능 소재로 제작돼 클래식한 남성미를 표현하기에 제격인 제품이다. 바스통은 영국의 135년 전통 왁스코튼 업체 ‘브리티쉬 밀러레인’의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왁스자켓 전문 브랜드는 바스통이 유일무이하다. 기 대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근사한 옷을 만들고 싶었다”며 “제품 하나에도 특별함을 선사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 많은 고민과 디테일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옷에 대한 철학이 분명했던 만큼 브랜드 전개 과정도 뭔가 독특하다. 런칭부터 지금까지 단 7개 아이템만을 출시해 선보였기 때문이다.

특별한 건 이 4년간의 프로젝트에 의자왕, 이순신, 장보고, 김정호 등 사연을 가진 인물이 컨셉이 됐다는 점이다. ‘Strong’이 컨셉인 첫번째 제품은 씨름선수 이만기를 모티브로 강한 남성성과 실루엣을 장착했다. 다섯번째 제품은 ‘Balance’를 주제로 낙하산 공수부대 m-43 자켓을 줄타기 명인에 빗대어 표현해냈다. 프로젝트 속 인물들이 바스통 왁스자켓을 입은 풍속화는 매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다.기 대표는 “비록 나이가 들수록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긴 하지만 그게 장점이 될 때도 있더라. 가치있는 제품엔 투자를 해야한다는 고집이 바스통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살려준 셈이다”고 말했다. 스통의 주 고객은 2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트렌드에 휩쓸리는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는 고객이 알아서 매장에 찾아온다.

최근엔 왁스자켓에 함께 입을 수 있는 니트, 타이, 셔츠 등 다양한 상품을 함께 출시하며 토탈 남성 브랜드로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래된 박물관에서 찬찬히 들여다보는 유물처럼, 몇십년이 지나도 빛바래지 않을 왁스자켓의 공방에 놀러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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