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만난 한 브랜드 관계자는 “SPA의류가 한국 시장을 공략한 것처럼 몇 년 후 SPA핸드백이 시장가격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업체들은 소비자분석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핸드백 매출이 백화점에서 몇 년째 역신장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메트로시티를 제외한 국내 4대 핸드백 브랜드(MCM·루이까또즈·닥스·메트로시티)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 회사들의 매출이 떨어지는 주요 원인은 가격 때문이다. 이들 브랜드 제품의 중심 가격대는 60~70만원대 선이다. 이 돈이면 유명 브랜드중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매스티지 브랜드인 ‘마이클코어스’나 ‘코치’ 등을 살 수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 아울러 고객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브랜드 가치보다 가격이나 컨셉이 맞으면 산다. 이런 경향은 20대 뿐만 아니라 전연령층에서 나타난다. 꼭 가죽 제품이 아니어도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강조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최근 중저가 ‘콰니백’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핸드백 매출 1위를 하며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성 브랜드 업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홈쇼핑과 온라인 등 다양한 채널에서 중저가 브랜드의 확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대와 다양한 컨셉의 핸드백이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고객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성공요인은 도레이, 아사히 카세이 등 섬유업체와의 협력이다. 유니클로는 이들 업체와의 협력으로 가격 거품을 걷어낼 수 있었다. 시즌마다 히트텍, 에어리즘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선보인다. 국내 핸드백업계에 던지는 무언의 메시지나 다를 바 없다. 차별화 제품탄생을 위한 생산과 마케팅 전반에 걸쳐 혁신이 요구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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