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수출 모양새가 시간이 흐를수록 역성장에 더욱 힘이 쏠린다. 수출부진에 넋 잃은 섬유업체가 덩달아 늘어난다. 이제 수출부진은 산업의 기반까지 흔들어 댄다. 31억3000만 달러, 올해 1분기 섬유수출 결과다. 전년 동기대비(33억2900만 달러) 6% 줄었다. 지난해부터 추락의 날개를 장착한 섬유수출 기세가 올해도 멈출 줄 모른다. 굳이 안도의 빌미를 찾자면 감소 폭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4.7%p 줄었으나 큰 의미는 없을 듯하다. 2014년 1분기 37억2900만 달러보다 무려 16% 쪼그라들었다. 최근 3년 1분기 섬유 수출은 14년 전년 동기대비 2.1% 성장을 끝으로 15·16년 2년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문제는 질주하는 역성장이 올 1분기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끔찍하지만 당분간 매 분기마다 역성장 페달을 예고한다.
섬유 수출에 날개가 없다. 날개 잃은 수출은 당장 바닥조차 가늠하지 못한 채 헤맨다. 세계 경기 탓이라며 애써 자위를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부터 달라진다. 동식물은 환경에 적응 못하면 도태의 길을 걷는다. 뼈를 깎아내는 진화의 고통을 이겨내야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 주어진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는 뜻이다. 산업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성장 유혹에 빠진 채 새로운 환경을 외면하면 답은 자명하다. 몰락으로 가는 길이다. 소니 노키아 코닥 등 한때 세계시장을 호령했던 세계일류기업들의 몰락은 극단적으로 웅변해 준다.
갈수록 역성장 수출 모양새에
밀 엑소더스 등 산업기반 흔들
진화냐 도태냐 선택의 기로에
허약한 산업기반 수출동력 앗아낼 뿐
10년 앞 내다보는 지지대 구축 나설 때
섬유 수출은 2011년부터 내리 4년간 160억 달러 돌파에 매달렸다. 섬유산업의 부활, 르네상스 도래라는 화려한 수사를 들먹일 만큼 재도약의 기치가 용틀임 쳤다. 그렇지만 용틀임은 용틀임만으로 끝났다. 신제품 개발보다 너도나도 우려내는 수출에 매달렸다. 당연히 수출가 하락을 불렀고 영업이익 보전은 물 건넜다.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지지대, 지구력 훼손에 너 나가 없었다. 지구력은 다름 아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다양한 루트의 비즈니스 발굴과 맞물려 나간다.
섬유산업 지지대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의 벽 160억 달러 돌파는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다. 민관연이 자주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