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류 수출 단가가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멋대로 춤추고
있어 한국산 의류 수출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
다. 7월말 현재 선적대비 對美 의류 수출 평균 단가는
전년도의 87% 수준. 6월말에 비해 또다시 1.3%가 떨어
졌다. 유럽지역 최대 수출 시장인 독일은 2.3%나 하락
했으며 프랑스, 이태리는 한달전에 비해 각각 1.4%,
6.7%씩 하락하는 등 EU 지역 수출 단가는 평균적으로
2.0%나 떨어졌다. 전년대비 43.9%의 수출 신장율을 보
이고 있는 캐나다 역시 한달새 1.9%가 더 떨어졌다.
이같은 수출 단가 하락으로 對美 의류 수출 물량은 7
월말 현재 전년대비 45.6%(선적 대비)나 늘었지만 전체
수출 금액은 26.7% 성장하는데 그쳐 물량 대비 수출
금액 수준이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물량
대비 수출 금액 불균형 현상이 가장 심각한 국가는 프
랑스. 수출 물량과 금액간 성장 격차가 31.3%나 벌어졌
다. 이같은 격차는 전월에 비해 미국이 1.9%, 프랑스는
1.3%가 더 떨어진 수치다.
결국 한국 수출 업체가 전세계 의류 소비자들 가처분
소득 향상에 헌신하고 있다는 얘기다. IMF 한파로 모
든 국내 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감으로써 수익성 위
주의 경영에 들어갔으나 유독 의류 수출 업계는 세계적
호황에도 불구, 채산성도 맞지 않는 헐값에 옷을 내다
팔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질 만하다. 더욱이 쿼타 시장
이라는 덕을 등에 업고 있어 호황을 이룰수록 옷값을
올려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는데도 불구, 우리업
체들은 맥을 못추고 있다.
지금 선적되고 있는 수출 물량은 처음 IMF 한파가 불
어닥치던 작년말 또는 올초에 계약된 오더들이어서 급
격한 환율인하에 따른 일시적 단가하락 현상이라고 보
는 시각도 일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들은 현재
의 단가 하락 현상은 당분간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
망하고 있어 자칫 우리나라 의류 수출 업체들은 빛좋은
개살구 신세를 한탄할 날이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다.
<정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