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 다 하지만 수위조절 탁월, 고객의 내면적 욕구 충족”
박병규 디자이너의 2019S/S 하우스오브피비케이(HAUSOFPBK) 런웨이는 이 시대 패션피플들에게 패션쇼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 보게 했다. 서울패션위크가 시작된 지난 10월 15일 저녁, 호림아트센타에서 진행된 박병규 디자이너의 패션쇼는 브랜드의 지향점을 정확하게 전달했으며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발산하는 매력적 의상들로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28분간 33명의 모델들이 86벌의 의상을 입고 런웨이를 했지만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을 만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흠 잡을 곳 없는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우스오브피비케이는 자유분방하고 당차게 자신을 표현하는 여성들을 위해 섹시하고 활동적인 온, 오프 데일리웨어를 지향하지만 수위조절에 탁월하다.
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할말 다하는’ 표현력이 강점인 하우스오브피비케이는 마니아들을 위해 살롱쇼적 공간과 분위기를 연출해 왔다. 적정의 커머셜 포인트를 이끌어가는 비즈니스적 감각과 현대여성의 마음속 뮤즈를 정확하게 그려내는 것 또한 박병규 디자이너의 강점이다.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섹시한 양면의 얼굴을 가진 블랙을 중심으로 체크와 스트라이프, 도트 등의 포인트를 적절히 접목하고 레이스, 프릴, 비대칭과 반전포인트, 슬릿테크닉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얌전한 듯 도발적이고 보수적이지만 내면에 간직한 개방성을 표현했다.
몸을 구속하지 않는 오버사이즈와 함께 노골적인 곡선과 신체를 드러내는 핏의 의상들을 런웨이에 올려 설렘을 선사했다. 매 시즌 인기아이템들을 트렌드에 맞게 업그레이드한 버전의 의상들과 함께 고급 맞춤 느낌을 주는 테일러드한 자켓은 박병규 특유의 아방가르드한 터치로 ‘반전카타르시스’를 줬다.
이번 패션쇼에는 주력 브랜드 ‘하우스오브피비케이’ 뿐만이 아니라 고급 라인 ‘비코오즈피비케이(BECAUSE PBK)’를 제안, 차별화된 품격과 감성을 지향하는 새로운 고객층을 향한 밑그림을 보여줬다. 230명만 초청한 패션쇼장에는 60%이상이 중국에서 온 바이어이자 골수 마니아들로 런웨이를 즐기는 매너조차 후끈했다.
그 어떤 대형쇼보다 내실과 효율이 높았던 것으로 보이는 박병규 디자이너의 2019S/S하우스오브피비케이 패션쇼는 “디자이너의 내공과 매 순간들의 고민, 그 결과물만이 고객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임을 실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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