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가속화…쌍방향 소통 MZ 세대 인기
국내 라이브쇼핑 그립, 5월 거래액 110배 성장
#1. 지오지아는 지난 5월 25일 명동 플래그십스토어에서 1시간 30분 라이브 방송을 했다. 이날 두 번째 열린 라이브 방송에서 3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방송 일주일 이후에도 3000만원어치 옷을 팔았다. 단시간에 상품이 팔리면서 상단에 상품이 노출된 효과다.
#2. LF의 뉴욕 감성 컨템포러리 남성복 브랜드 ‘질스튜어트뉴욕 남성’은 네이버 쇼핑 채널 ‘셀렉티브’와 라이브 방송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5월21일 라움이스트 남성복 매장에서 담당 매니저가 오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크레이프 티셔츠는 준비된 물량을 모두 팔았다.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가 국내에서 신유통업태로 부상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 백화점을 비롯한 인터넷 포털사인 네이버, 카카오쇼핑 등은 비대면 소비 문화에 발맞춰 라이브 커머스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등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라이브 방송은 새로운 유통 채널로 등장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게 제품을 스타일링하고 큐레이션해 제안하는 쌍방향 채널로 적격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이 시작 단계라면 중국 라이브커머스는 이미 폭풍 성장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6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은 2017년 190억위안에서 2019년 4338억 위안으로 2년 사이 20배 이상 커졌다.
아이미디어리서치(iiMedia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온라인 생방송업계 이용자는 5억400만명으로 전년대비 10.6% 늘었다. 올해 이용자는 전년대비 4.38% 늘어나 5억2600만명으로 예상했다.
국내 라이브커머스는 스타트업 그립과 옷가게 옷방 등 중소업체들이 먼저 시작했다. 올해는 온오프라인 대형 유통사와 인터넷 포털사들이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들면서 초반부터 과열되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2월 무역센터점에서 선보인 CC콜렉트 라이브 방송은 40분만에 1만여명이 접속했다.
CC콜렉트는 1500만원 매출을 올려 업계 관심이 폭증했다. 지난 4월 7일 네이버와 협업해 롯데아울렛파주점‘아디다스 창고 털기’ 라이브 쇼핑은 시청뷰 4만 6000명으로 네이버 라이브 방송 최다 뷰를 갱신했다.
■유통 공룡들 속속 시장 입성
이 같은 성공 모델이 속출하자 백화점들은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100LIVE’로 온라인쇼핑몰 엘롯데에서 하루 1회씩 운영 중이다. 콘텐츠팀을 20명까지 구성해 다양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라이브쇼핑 누적 시청자수는 1만8000회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쇼핑채널 셀렉티브를 런칭하고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오프마켓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와 백화점윈도 판매자들에게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도 지난달 21일 카카오쇼핑 라이브를 시작했다.
라이브 커머스가 초기 단계인 만큼 백화점과 업체들은 벤더사나 스타트업과 연계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AK플라자는 모바일 V커머스 스타트업 그립과 손잡고 지난해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최근 4개월간 200회 판매방송을 진행했다.
2019년 2월 국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런칭한 그립(GRIP) 김한나 대표는 “지난해는 일부 대기업들이 새로운 온라인 유통채널에 니즈가 있을 때 마케팅이 동시에 되는 그립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코로나 이후 대형 유통파트너나 오프라인 패션 소호몰 파트너가 라이브커머스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그립 6월초 입점브랜드는 2400여개에 달한다. 라이브방송은 하루 최대 110개가 송출된다. 5월 거래액은 전년대비 약 110배 폭풍 성장했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현대아울렛은 지난 4일 그립과 손잡고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정식 출범했다. 6월에는 여성의류 브랜드 ‘보브’, ‘CC콜렉트’가 참여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한다.
대형 유통사들이 라이브 쇼핑에 주목하는 이유는 홈쇼핑 방송에 비해 자유롭고 시청자와 실시간 채팅을 통해서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신유통채널로서 한국 라이브이커머스는 과도기적 시점이다. 초기 단계인 만큼 유명 브랜드가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김현성 인플루언서경제산업협회장은 “앞으로 라이브커머스가 확대되면 디지털 생태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플루언서에 의존이 더 강해질 것이다. 소비자 니즈에 맞춘 라이브 커머스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