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건 과학기술의 힘
코로나로 플랫폼시대 앞당겨져
기술의 흐름을 읽는 자가 승리
정보 공유와 빠른 의사결정은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
비즈니스의 성공요인에는 수백 가지가 있다. 필자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으뜸이고 다음은 빠른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과학에 답이 있다. 세상을 바꾼 것은 진리였다. 진리는 세대를 거치면서 조금씩 서서히 밝혀져 왔다. 과학은 진리를 밝히는 도구이자 인류를 진보시켜 온 힘이었다.
점성술사인 프톨레마이오스가 주창한 지구 중심 우주관인 천동설은 중세의 암흑기까지 수천년 동안 인간의 사고를 지배했다. 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과학의 힘을 빌려 신을 인간으로 대체한 인본주의 탄생의 신호탄이었다. 인간이 생명체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은 1859년 찰스 다윈의 역작 ‘종의 기원’에서 밝혀졌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자연선택’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30억여년의 긴 시간 동안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진화론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만큼이나 세상을 변화시켰다. 다윈이 밝히지 못한 생명체(인간 포함)의 이타 행동은 1976년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풀었다.
유전자는 지극히 이기적이지만 자기 종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자기를 희생시킨다는 점이다. 도킨스는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학습을 통해 이기적 행동을 극복할 수 있고 밈이라는 유전자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고 했다. 따라서 상호협력을 통해서 생존하는 생명체가 진화론적으로 1등이라는 것이다.
상호협력의 능력을 가진 인간이 지구의 생명체 먹이사슬의 정점에 오른 것은 당연하고, 이 역시 ‘보이지 않는 손’인 자연선택의 결과다. 유전자는 미래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은 다윈의 진화론보다 83년이나 앞선 1776년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이미 발표했다.
스미스는 “국가의 시장 기능은 이기적 인간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효율적으로 작동(진화)한다”고 했다. 법인(公司股东)인 국가도 진화하는 생명체임을 입증한 것이다. 자유시장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틀이다. 또한 그는 “국부를 증대시키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노동력의 개선”이라고 했다.
당시 노동력 개선 요인은 증기기관의 발명이 불러온 ‘공장 기계화와 분업’이었다. 이는 급격한 생산성 향상을 초래해 1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증기기관의 발명은 과학기술혁신의 힘이었다. 이 혁신의 물결(2, 3차 산업혁명)에 올라탄 생명체(인간, 국가와 회사)는 번성의 길을 걸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세상을 바꾼다고 했다. 틀린 말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연 과학기술이다.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변환 플랫폼기술이다. 인공지능은 ‘게놈’이란 인간 설계도의 완성으로 가능했고 사물인터넷은 언택트 영상전송기술이다.
디지털 플랫폼에 일찍 올라탄 기업들(FAANG)의 경영실적은 팬데믹의 여파에도 더 좋아졌다. 이렇듯 미래를 일찍 보는 눈은 과학기술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지력인 통찰력에서 온다. 플랫폼 시대의 지식은 개인의 지식 축적에 대해 적정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플랫폼 시대는 다양한 정보 공유를 통해 정확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사업의 승패를 결정한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이자 CEO인 레이 달리오의 저서 ‘원칙(Principles, 2018년 한국어 출판)’에 답이 있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를 굴리면서 26년 동안 23년 수익을 낸 인생과 기업에 관한 원칙이기 때문이다. 기업경영 원칙 3개는 ‘아이디어 성과주의 문화구축, 적재적소의 인재채용과 지속적인 교육, 엄격한 평가를 통한 조직관리’다.
최고의 아이디어가 결정되는 의사결정 시스템인 아이디어 성과주의는 ‘극단적 진실+극단적 투명성+신뢰도 가중치’로 요약된다. 회사의 모든 정보를 공유해 업무 신뢰도 가중치(업적에 따라 구성원의 동의로 결정)를 반영한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1인 1표 다수결 결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는 위배되나 두 결정이 다를 때는 신뢰도 가중치 결정이 항상 옳았다는 것이 달리오의 경험이다. 직원의 신뢰도 가중치를 높이는 방법은 교육이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개발한 온라인 강의 플랫폼 ‘코세라’는 다양한 직종과 전문 강좌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기업과 연계한 맞춤형 온라인 강좌도 개발해 준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 미래는 세상을 바꾸는 과학기술의 흐름을 읽는 자가 먼저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비즈니스의 성공 핵심요인이다. 생명체인 기업도 진화의 핵심인 ‘보이지 않는 손, 자연선택’을 비켜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