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길거리 홍보하고 쪽잠 자며 일했어요” - 빅터쇼룸(VICTOR SHOWROOM) 이민혁 대표
“유럽에서 길거리 홍보하고 쪽잠 자며 일했어요” - 빅터쇼룸(VICTOR SHOWROOM) 이민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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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TCH, 日 이토추와 아시아 시장도 진출
디지털 시대 적응하려면 멀티 역량 갖춰야

이민혁 대표의 패션에 대한 관심은 소년시절부터다. 어머니에게 스타일링을 해드리고 어머니 옷을 직접 자르고 재창조하는 헤프닝도 종종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패션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던 그는 학창 시절, 국내외 패션 브랜드 컬렉션을 분석하며 테마별로 분류하고, 각각의 사람들이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을지 고민하곤 했다. 조금은 늦게 패션계에 입문해 비주얼 머천다이저를 시작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민혁 대표가 이끄는 빅터쇼룸은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외서 주목받고 있다.

-빅터쇼룸은 어떻게 시작됐고 해외에서 언제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나. 
“패스트패션 벤더에서 근무할 때 배울 수 있는 유관업무를 전부 배우는 것이 목표였다. JCPenney 레이블 중 한 곳의 책임자로 승진한 후, 2년3개월을 근무하다 패션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유럽으로 3개월 배낭여행을 떠났다.

그곳 사람들의 라이프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서다. 파리 트라노 무역 박람회에서 한국 브랜드 더 룸(THE LOOM)을 만나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후 더룸과 함께 해외 홀세일 업무를 시작했다. 그들을 후즈넥스트(Who's Next) 무역 박람회에 데려갔고 첫 번째 시즌에서 매출이 400%로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 ‘빅터서울’이라는 쇼룸으로 홀세일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길거리에서 쇼룸을 홍보하기 위해 전단지도 돌려보고 차가운 쇼룸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안 해 본 것이 없었다. 까다롭게 브랜드를 선택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2018년 초, 바니스뉴욕(Barneys New York),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백화점에 ‘마지셔우드(Marge Sherwood)’를 입점시켰는데, 그때부터 한국에 빅터쇼룸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민혁(가운데) 대표는 쇼룸 홍보를 위해 해외 현지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차가운 쇼룸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시장 개척을 위한 꿈을 키웠다. 지금은 글로벌 굴지 바이어와 일하며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민혁(가운데) 대표는 쇼룸 홍보를 위해 해외 현지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차가운 쇼룸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시장 개척을 위한 꿈을 키웠다. 지금은 글로벌 굴지 바이어와 일하며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함께할 브랜드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 까다로운 바이어들에게는 어떻게 한국 브랜드를 어필하나. 
“무엇보다 길게 함께 갈 브랜드를 찾는다. 유럽시장은 컨템포러리 장르도 어드밴스드 컨템포러리, 하이컨템포러리, 영컨템포러리 등 시장이 매우 전문적이고 세분화돼 있다. 브랜드 잠재력이 보이면 6개월~1년간 지켜보며 발전 역량이 있는지 심사숙고해 결정한다. 쇼룸 스페이스를 채우고 매출 외형을 키우기 위한 영입은 하지 않는다. 

함께 호흡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기준이다. 각 브랜드의 비전을 알아내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인터뷰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들의 컬렉션을 검토한다. 브랜드들에 실질적인 피드백을 주고 컬렉션을 수정하는데, 지속적인 오더가 들어올 수 있도록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한다. 브랜드마다 피팅과 사전 컬렉션을 3~6번까지 하기도 한다. 빅터쇼룸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잠재된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빅터쇼룸의 몫이다. 디자이너가 자기 성향에 지나치게 치우치는 것은 지양하도록 디테일한 조언도 한다.  ‘르비에르(LVIR)’, ‘르917(Le17 Septembre)’은 첫 시즌 5억 원을 수주했다. 현재 시즌마다 20억 원 이상의 수주를 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재 해외마켓에서 성공 스토리를 쓰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브랜드가 진정성 있게 성장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세일즈 기술이 좋아서 단기적으로 오더를 늘리는 것은 유럽시장에서는 오래갈 수 없다. 바이어들과 유기적인 소통으로 솔직하고 정직하게 다가가려고 한다. 바이어들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했을 때, 그 브랜드의 오더를 망설인다면 항상 먼저 조금만 주문해 보고 잘 팔리면 리오더를 하라고 권유한다. 원단, 디테일, 스타일, 핏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코로나에는 어떻게 대응했나. 앞으로의 시장 전망과 계획, 브랜드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빅터쇼룸 온라인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코로나19 확산시기부터 바로 디지털 컬렉션으로 전환했다. 옷의 특장점을 최대치로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사용이 쉽고 로우 데이터를 바로 뽑을 수 있는 플렉서블한 특징이 있다.

현재 온라인 솔루션 오더가 30% 비중을 차지한다. 추후 50%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파트너 쇼룸 중국TCH, 일본 이토추 그룹과 협업으로 아시아 세일즈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 1년 여간 10여개 브랜드에서 리테일 가격 기준 300억 원의 수주를 받았다. 한국 패션의 히스토리를 새로 쓰고 있는 느낌이다. 투명성과 실용성을 키워드로 접근하는 게 비결이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자체의 가치와 역량, 컨셉이 중요하다. 본질에 집중한다면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이제 디지털쇼룸으로 판매가 더욱 용이해지면서 컨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브랜드는 멀티 역량이 필요해졌다. 디지털 시대에 빨리 적응한다면 시장에는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다. 빅터쇼룸은 브랜드와 세일즈 결과만을 논하지 않는다. 유럽에서 한국 브랜드는 생산 딜레이가 없고, 디지털 역량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자기만의 컨셉과 색깔이 뚜렷하고 브랜드에 힘이 있다면 온오프라인 어느 채널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

유명 플랫폼에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시장을 더 크게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아마존이나 쿠팡도 럭셔리 시장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유연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빅터쇼룸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내년 패션 중심지인 파리 마레 지구에 우선적으로 브랜드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후 뉴욕에도 빅터쇼룸 깃발을 꽂는 것이 목표다” 

이민혁(가운데) 대표는 쇼룸 홍보를 위해 해외 현지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차가운 쇼룸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시장 개척을 위한 꿈을 키웠다. 지금은 글로벌 굴지 바이어와 일하며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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