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1000억대 투자에 ‘뜨거운 감자’
패션 플랫폼, 1000억대 투자에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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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브랜드유치·거래액 부풀리기 부작용 속출
승자 독식 구조 산업발전 저해에 우려 커

#에이블리는 지난해 6월 620억 원 투자 유치 이후 6개월 만에 프리 시리즈C 라운드에서 6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8년 3월 앱 런칭 이후 에이블리가 유치한 누적 투자 금액은 1730억 원이다. 

#브랜디는 지난해에만 세 번째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060억 원이다. 새벽배송과 풀필먼트 인프라를 구축하며 현재 기업가치 1조원을 제시, 후속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사진=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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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투자사들이 조성한 사모펀드나 기관 투자로 온라인 플랫폼사들의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과열 경쟁이 심화되면서 거래액 부풀리기나 독점 브랜드 유치, 과도한 마케팅 투자가 이어지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 플랫폼 관계자는 “플랫폼사들이 공시하는 거래액에는 거품이 많이 껴있다. 몸집 불리기에 혈안이 돼있는 만큼 통상 전체 거래액의 30~35%가 반품이지만 이 또한 거래액에 포함시킨다”고 밝혔다. 또 “이익은 총 판매 금액에서 일정 부분의 수수료(28~30%)에서 더 많은 점유 확보를 위해 플랫폼 부담의 쿠폰 비용(5~15%)과 판매 촉진비, 관리비를 빼면 남는 것이 없다. 현재의 경쟁구도에서 재무 건전성 확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무신사, 지그재그(카카오), 에이블리, 브랜디, W컨셉(신세계) 등 국내 주요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이 이른바 ‘빅딜’이라고 불리우는 대규모의 투자 금액을 유치하거나 대기업의 품에 안기면서 후속 주자를 찾는 투자 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연간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 23조 원 중 이들 연간 거래액 비중은 20%를 넘어서 5조 원에 육박한다.   투자 업계 한 전문가는 “지난 2~3년간 코로나19가 부추긴 산업 판도 변화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매우 심화됐다. 조 단위 규모의 적자를 안고 있는 쿠팡이 대규모 투자유치와 나스닥 상장까지 하면서 타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 플랫폼사의 성과지표는 비교적 단순하다. 거래액과 MAU(월간활성이용자수), 플랫폼 트래픽 등 명확한 수치가 기반되다 보니 향후 수익 모델과 비전이 확실하다면 현재의 적자는 리스크지만 산업 자체의 고성장기조와 함께 극복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높다”고 밝혔다.      플랫폼사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거래액이 늘어날수록 적자구조가 커지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A사는 2020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26% 신장했지만 영업 손실은 197억 원으로 2년 연속 적자 지속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유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패션 이커머스 시장 점유 비중이 확대되면서 특정 고객을 타겟팅한 버티컬 플랫폼의 확장세와 공격적인 개발자 인력 확보,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향후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시각에서였다.  플랫폼사들의 과점 경쟁으로 IT개발 인력 비용과 신규 서비스 개발, 컨텐츠 투자, TV온에어 광고,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적자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투자받은 플랫폼에 입점 돼 있는 브랜드사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다. 거래액과 고객을 늘리기 위해 종합몰을 방불케 하는 과도한 브랜드 수 늘리기와 독점 브랜드 유치로 패션몰의 전문성이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독점 계약을 한 일부 특정 브랜드들과의 노출 경쟁에서 밀린 타 브랜드는 시딩이나 컨텐츠 기획에 고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상황이다.  플랫폼 입점 브랜드 한 관계자는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 리뷰 등록이 최소한 몇 십 개 이상 돼야하는 조건을 채워야 한다. 스타일과 착장을 보여줘야 되는 까다로운 리뷰 등록을 위해 과도한 시딩을 해야 했다. 본사 직원들이 법인카드로 사재기 하는 가매출 일으키기도 성행한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시장에서 패션 플랫폼은 뜨거운 감자다. IB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플랫폼사들이 다양한 컨텐츠 확보와 카테고리 확장이 가능해지면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사업 전략을 내세운다. 크게 투자 목적은 ‘IPO상장’과 ‘매각’ 두 가지다. 현재 시장 흐름은 매각 쪽으로 더 기울고 있다. 베팅 후 3~5년 내 극대화된 투자 수익 회수가 좀 더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 과열로 현재 투자에 대한 시각은 다소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향후 플랫폼사의 매출액 성장 둔화, 적자 지속 등의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경우 재무 지표 악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승자 독식구조식 생태계 형성은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 우려된다. 거품도 결국 꺼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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