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들의 펫웨어 런칭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명품부터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다양한 패션업체에서 양육자와 패밀리룩이 가능한 반려동물 의류를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해마다 커지는 반려동물 산업 규모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2020년 3조4000억원 규모로 5년간 78.9% 증가했고, 2027년에는 6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패션업계의 반려동물 시장 진출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기존 고객의 니즈와 데이터를 확보해 다양한 품목과 디자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과 빠른 유행과 가치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로 반복 및 추가 구매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스타일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고객 확장에 유리하다”면서 “시장이 빨리 성장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헤지스가 반려견 의류 라인을 정식 런칭했다. 그간 캡슐 컬렉션으로 펫웨어를 선보여왔던 헤지스는 베스트셀러인 아이코닉 시리즈를 반려견 의류까지 확대해 지속적으로 아이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헤지스 측은 “앞으로 다양한 체격의 강아지들이 입을 수 있도록 사이즈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수익금의 일부는 유기견 보호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런칭에 맞춰 헤지스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에 강아지의 매장 출입이 가능하도록 이용 정책을 변경하기도 했다.
BYC는 지난해 반려견을 위한 여름용 기능성 내의, 일명 ‘개리야스’가 히트하며 펫웨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BYC 측에 따르면 개리야스는 출시 나흘 만에 온라인 품절과 ‘2022 케이펫페어 일산’ 완판을 기록하며 초기 기획 생산량의 2배가 판매됐다. 이후 ‘에어메리 빨간 내복’ 등 FW 상품까지 사전예약이 조기 마감되며 인기를 이어나갔다. BYC는 반려문화·콘텐츠 전문기업 ‘동그람이’와 협업해 강아지용 잠옷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 중이며 오는 5월 19월부터 21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리는 애견 박람회 ‘2023 메가주 일산’에 참가할 예정이다.
견주와 반려견이 동일 브랜드를 입는 트렌드에 따라 펫웨어를 선보이는 브랜드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예일, 와릿이즌, 코드그라피, 나이스고스트클럽, LMC, MLB, 폴로 랄프 로렌, 바버, 마르디 메크르디 등, 스포츠웨어와 스트리트부터 캐주얼,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광범위한 업체에서 반려동물 의류를 출시했다. 이들 제품의 특징은 기존 반려동물 옷과 달리 일반 의류와 흡사하고 로고, 마스코트, 그래픽 등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유아동복에서 유행했던 시밀러룩이 반려동물 시장까지 확대된 모양새다. 일례로 무신사 반려동물 의류 카테고리에는 총 87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만, 인기 브랜드 6개는 모두 패션업체이며 지난 3개월간 판매순위를 보면 예일과 폴로 랄프 로렌이 10위 내 9개를 차지하고 있다.
명품 시장 역시 뜨겁다. 지난해 구찌, 셀린느, 타미 힐피거, 휴고 보스, 크리스찬 루부탱 등의 패션하우스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을 선보였다. 에르메스는 2019년 SS 시즌부터 매년 펫 컬렉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루이비통, 프라다, 펜디 등도 이미 반려견용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하네스, 리쉬, 리터백 등의 반려동물용품을 선보이는 MCM은 지난해 ‘반려동물’을 첫 주제로 체험형 콘셉트 스토어 ‘MCM 가로수’를 오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