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기 뜨겁게 달군 DTP 산업
이제는 친환경 기술로 전파…시장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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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엡손 VIP 초청 인지도 제고 전력
업계,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은 모르게
2001년 미국 킴벌리클라크사가 개발한 디지털 날염 시스템(DTP) 기술을 국내 도입한 유한킴벌리는 당시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과 디지털 날염시스템 지원에 관한 산학 협력을 맺고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DTP 전담 조교를 두며, 73명의 의류관련 교수진과 722명에 이르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학생들의 직물 디자인 연구 실습, 패션쇼 및 작품 전시회, 워크샵, 특별 연구 프로젝트 등에 활용하면서 시장 개척 키로서 대학교를 정조준 했다. 당시 DTP는 섬유 디자인에서부터 프린트까지의 공정을 첨단 컴퓨터 디자인 시스템과 잉크젯 프린팅 방식 등을 통해 처리, 복잡한 날염 공정을 단축시킨 차세대 날염시스템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유한킴벌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12가지 색상을 한꺼번에 처리할 DTP솔루션을 설계했다. 이탈리아 등 패션선진국이나 DTP가 먼저 도입된 미국에서도 일괄처리 할 색상은 4~7가지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기존 날염공정에 비해 생산성을 최고 180배까지 높일 수 있어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디지털날염은 각 기업체들도 기계개발과 생산에 나섰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가 DTP시범센터를 구축 하드웨어를 담당했다면, 소프트웨어 사업은 유한킴벌리(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등 수도권 민간기업으로 이어져 나갔다.
유한킴벌리는 나노 잉크 개발과 DTP 기계 국산화 등 R&D 과제를 전담하며, 유한킴벌리가 설립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DTP전문학과를 개설한 유한대학은 인력양성 사업을 주관했다. 현재도 유한대학은 매년 스타트 업을 지원하는 교육사업을 통해 신진들 육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2002년부터 디자인 경진대회를 개최해 학생 및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디지털 날염 시스템을 이용한 다양한 디자인 작품을 공모, 우수작을 선정, 디자인이 상품화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비록 잉크를 수입해 판매하면서도 국산품이 경쟁력을 얻을 수 있도록 기여한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사업은 중단됐지만 우리업계에 던진 메시지는 컸다.
DTP 강자로는 한국엡손이 부상하고 있다. 2000년대 유한킴벌리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각인된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대표디자이너로 활약하며 함께 한다. 이상봉 디자이너와 협업을 진행, 고감도 디자인 감성표현에 다양한 프린팅 기술력을 알린다.
한국엡손은 VIP 고객사 초청으로 엡손 본사 생산설비라인 등을 둘러보게 하며, 본사 관계자들은 스토리텔링, 디자이너들과 협업 등 DTF(direct to fabric), 사업성, 방향성에 대해 회의하는 등 건의사항을 듣고, 개선 방향을 약속한다. 한국엡손은 소형 가정용 포토 프린터로 시작해 대형 산업용 제품들까지 확대하는 프린터 전문 기업이다.
엡손 본사는 친환경을 강조한다. 친환경 대형 프린터 ‘모나리자’ DTF, 즉 Direct To Fabric 원단을 직접 출력한다. 원단에 아날로그 방식 프린팅은 많은 물이 필요하고 환경적으로도 유해하다면, 모나리자는 고가 제품으로 아주 극소량의 물만 사용하고, 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직접 출력을 할 디지털 날염 장비임도 알린다. 날염 공장에서 아날로그 프린팅을 디지털 방식으로 대체한다.
전후처리 생산 라인이 갖춰진 날염 공장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다. 도심지 작은 공간에서 원단 출력이 가능하다. 한국엡손은 ‘사회공헌대상’ ESG 부문 대상 5년 연속수상, 창립 80주년을 기해 ‘기업 목적 성명서’ 발표 등 기업 알리기에 바쁘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 캠페인 전개와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터인 모나리자와 티셔츠 프린터 SC-F3060 제작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행보를 알린다.
우리는 섬유패션시장에서 한국엡손과 유한킴벌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분석하기는 어렵지 않다.
두 회사 모두 DTP 기술을 알리고 자사의 기종 판매에 대한 열정을 통해 텍스타일 디자인 분야 창조적 인재 양성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는 ‘다소 다른 듯’ 느껴지는 순간이다. 텍스타일 디자인과 디자이너, 산업은 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손짓한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은 아주 먼 옛날 옛적의 일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