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계, 보수층 눈치 보느라 ‘ESG’ 안 쓴다
美 재계, 보수층 눈치 보느라 ‘ESG’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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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대 기업 중 61개사만 ESG 언급…‘책임경영’ 등 대안 단어 확산
‘ESG’란 단어가 미국 재계에서 퇴출당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현지시간) 많은 미국 경영자들이 최근 ‘ESG’ 대신 ‘책임 경영’이라는 표현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용어 ESG가 미국 재계에서 퇴출당하고 있다. 사진=iStock
경제용어 ESG가 미국 재계에서 퇴출당하고 있다. 사진=iStock
ESG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21세기 전 세계의 대세가 된 경영 방식이다. 유럽연합이 선도적으로 ESG 정보공시를 의무화하며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핵심 성과 지표에 ESG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2026년 이후 ESG 정보공시 의무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factset)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반영되는 미국의 500대 기업 중 보고서에서 ESG 경영원칙을 언급한 업체는 61개에 불과했다. 2021년 4분기에 ESG 경영원칙을 언급한 미국 기업이 155개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년여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대표적인 예로 코카콜라는 2022년 ‘비즈니스와 ESG’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비즈니스와 지속가능성’으로 제목을 변경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최근 미국에서 이른바 각종 진보적 의제 설정 노력을 비하해서 부르는 표현인 ‘워크(Woke)’의 확산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ESG 의제에 대해 ‘자본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진보세력의 선동’이라는 식의 시각이 보수층 사이에서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보수층이 거부감을 보이는 표현을 굳이 사용하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만 ESG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투자는 여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브래드 카프 폴 웨이스 로펌 의장은 “대부분 기업은 ESG 계획에 맞춰 경영을 하고 있다”며 “다만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거나, ESG 대신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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