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에 태어난 영국인은 이제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된다”
영국 정부가 담배 살 수 있는 나이를 해마다 한살씩 높여 미래 세대를 ‘비흡연세대’ 로 만들자는 법안을 제출한다. 지난해 뉴질랜드도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수낵 총리는 “애초에 청소년들이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2009년 1월 이후 출생한 14살 이하는 성인이 돼도 법적으로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 정부는 이 계획으로 2075년까지 영국 흡연 인구가 최대 17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겨레 뉴스 첨삭-
수많은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담배는 ‘위험한 기호품’을 넘어 ‘인류의 적’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위에서 흡연하는 사람을 점점 보기 어려워지면서 흡연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 암담한 미래를 직면하고 있는 세계1위의 담배회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망연자실 앉아서 그들에게 닥친 암울한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을까? 놀라지 마시라.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심지어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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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업계도 비슷한 미래를 맞게 될 운명에 처해있다. 합성염료가 발명된 1856년 이후, 의류 가격을 20분의1로 만들며 한 해 천억 벌의 의류를 생산하도록 한 견인차로 160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누린 염색 산업이지만 그들의 목줄을 죄는 Sustainability라는 저승사자가 검은 그림자를 낮게 드리우며 다가오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분자 화학적 지혜를 갈고 닦아 파격적인 의류 가격의 절감을 실현함으로써 인류의 3대 필수 기초생활 중 하나를 해결한 위대한 퍼킨(Perkin)경은 세상을 바꾼 인물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화학염색은 소중한 수자원의 낭비, 수질 오염 및 공해, 각종 독성 화학물질의 사용과 낮은 효율로 인한 과다한 에너지 사용 등으로 ‘환경’, ‘자원절약’, 건강’ 으로 대표하는 Sustainability 3대 Criteria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산업이 되었다.
지금의 추세로 의류의 미래는 화학염색 없는 비 염색의류가 될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대안은 천연염색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채도가 지독하게 낮은 수채화 색상에 세탁견뢰도는 형편없으면서도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비쌌던 160년 전 칙칙한 회색 세상으로 선진인류가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구조색(Structural color)이나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자 착색으로 오히려 지금보다 더 화려한 색상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처한 지금의 운명은 담배회사와 비슷하다. 그들이 필립 모리스로부터 배울 수는 없을까? 그들은 파국 속에서 대체 어떻게 성장세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
담배 회사가 금연 홍보 캠페인
놀랍게도 필립 모리스 홈페이지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캠페인으로 가득하다. 담배를 팔아야 하는 회사가 금연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위기 속에서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중이다. 물론 그들이 가진 묘수는 전자담배이다.
담배를 직접 태우는 것(Burning)이 아닌 증기(Vapor)로 들이 마시는 Vaporing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Smoking이 아닌 Non-smoking 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방식이 달라졌다고 해서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더 나쁘다고 주장하는 의료인도 있다.
그들의 전략은 말장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인정하고 받아주는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한 그들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그렇게 착실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염색업계도 비슷한 길을 걸어갈 수 있다. ‘One side dyeing’ 같은 물을 절약 하는 염색이나 아예 물을 사용하지 않는 ‘Drydye’ 같은 다양한 묘수들을 개발하고 조금씩 공정을 전환하면서 수자원 낭비나 수질 공해를 막을 수 있고 유럽의 RSL처럼 독성 케미컬을 리스트업 하여 엄격하게 금지하는 한편, 에너지 사용을 효율적으로 바꾸면 될 것이다.
그리고 필립 모리스처럼 앞장서서 대량으로 물을 사용하는 화학염색이나 독성 케미컬 사용을 배제하고 축출하는 수자원 보호운동을 최일선에서 전개하면 된다. 그런 경영방식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사실을 필립 모리스가 잘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논란에도 그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염색업계도 그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