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H&M이 CEO 교체 카드를 꺼냈다. 2020년 CEO에 임명된 헬레나 헬머손은 지난 4년간 지속가능성 전략에 초점을 맞춰 H&M을 이끌어 왔으나 장기간 이어진 매출 하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새로운 CEO로는 H&M에서 18년간 근무해온 다니엘 에르베르가 발탁됐고, 지난 31일(현지시간) H&M 주가는 10% 급락했다.
스웨덴의 거대 패션 기업 H&M은 몇 년 전까지 글로벌 패스트패션 업계 1위를 차지했었으나 최근 고가 라인은 인디텍스의 ‘자라’, 저가 라인은 중국의 ‘쉬인·테무’ 등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2023년 회계연도(2022년 12월∼2023년 11월) 매출은 전년 대비 1% 감소했고 지난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29일까지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H&M은 최근 영업이익률 10%를 목표로 매장 폐쇄, 직원 감축 등 비용절감 전략을 추진했으나 지난 4분기 영업이익률은 7.2%로 전년 대비 0.6% 하락하자 대표이사 교체를 결정했다.
자라, 쉬인 등과의 경쟁 심화 속에서 그간 H&M의 차별화 요소는 지속가능패션이었다. 헬머손은 CEO 이전부터 H&M의 지속가능성 책임자로 친환경 소재, 의류 수거와 재활용, 순환경제모델 등의 전략을 이끌어왔다. 한편 에르베르 신임CEO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고객에게 영감을 주고 매력적인 쇼핑 환경에서 패션, 품질, 가격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최상의 조합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