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요즘 남(男), 다른 소비자들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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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대한 관심 높아진 남성들
여성 못지않은 자기관리 소비 많아져

SNS서 남성용 메이크업 인기 컨텐츠
2040 남성들 새로운 소비집단으로 등장
대한피부항노화학회의 지난 동계 학술대회에서는 ‘남성 피부항노화 세션’이 마련되었다. 여성과 다른 남성의 피부 특성에 기반하여 ‘울쎄라’와 같은 피부항노화시술이 남성에게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오고갔다.  최근 피부과를 방문해본 적이 있다면 남성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음을 체감했을 것이다. 과거에 피부과를 찾는 남성 환자들은 피부질환이 아니면 여드름 치료 목적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깔끔한 이미지를 위해 턱수염 레이저 제모를 받거나 리프팅, 보톡스, 안티에이징 시술을 통해 자기관리를 하려는 2030 남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남성 소비자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사극에서 남자 주인공이 상투를 틀고 갓을 쓰지만 수염은 붙이지 않는 것을 익숙하게 여기게 되었고 남성 아이돌이 여성 화장품 광고의 모델을 하는 것도 낯설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매체에 등장하는 남성상이 변화한 것과 달리, 실제 남성 소비자들의 변화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만큼 남성들의 소비는 매우 천천히, 점진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iStock
이제 남성들이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소비가 상당 부분 가시화 되고 있다. 오픈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20대에서 40대 남성 응답자의 10명 중 8명은 피부관리를 하고 있다고 답했고, 그 중 1/5은 피부과 등 전문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나라 만이 아니다. KOTRA의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Les echos)는 남성용 메이크업이 2023년에 SNS에서 가장 인기있는 패션 트렌드였다고 보도했다. 패션과 뷰티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외모에 투자하는 남성들의 모습은 ‘나’를 위한 소비를 중시하는 ‘미(Me) 제너레이션’이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패션 및 뷰티 만큼이나 조용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취미분야이다. ‘회사일이 끝난 저녁과 주말에 남성들이 무엇을 하고 여가를 보낼까’라는 질문에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거나 조기축구회에서 뛰고 있는 남성들만 떠올렸다면 그들의 실제 모습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최근 술을 즐기는 대신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를 떨거나 자신만의 애장품에 투자하는 젊은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롯데홈쇼핑은 홈쇼핑 업계에서는 최초로 3040 남성들의 취미를 위한 모바일TV 고정프로그램을 런칭했다. 개그맨 이상훈이 진행하는 ‘훈남들(이상훈과 남편들)’에서는 한정판 피규어와 같이 디깅러라면 탐낼 만한 상품을 소개하고 ‘아내 몰래 언박싱’, ‘피규어 당당하게 사는 팁’ 등 취미를 즐기고자 하는 기혼 남성의 일상을 표현한 이색 콘텐츠도 제작한다.  남성의 역할도 변화한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하는 젊은 아빠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육아휴직 사용자 중 남성 비율은 28.0%에 달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육아휴직자 자체가 많지않아 인원수로 따지면 3만5336명으로 남성 전체에서 육아휴직자를 쉽게 보기는 어렵지만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8.7% 였던 2016년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40 남성들이 이전 세대 남성과는 달리 새로운 소비집단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그들이 어떤 시대 속에 성장했는가를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하다. 키덜트 문화의 포문을 열었으며 뷰티기기와 쁘띠미용 시술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중년 남성들은 20대 시절 통바지와 쫄티, 장발 등 기성 세대에게는 파격적인 패션으로 개성을 표현하던 X세대이다. 놀이터에 아이와 놀아주기 위해 나오더라도 볼캡과 나이키 운동화로 최소한의 품위 유지를 잊지 않는 젊은 아빠들은 아이돌 1세대를 보고 자란 밀레니얼 세대이다.  이제 남성 소비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하나씩 깨트려갈 필요가 있다. 남성은 색조화장을 원치 않을까? 혹은 아이를 키우는 데 남성이 겪는 불편함은 무엇일까? 시장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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