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혼남녀 10명 중 9명은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반감이 든다고 응답한 수치가 절반에 가까웠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2일 발표한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 중 결혼의향이 있거나 계획 중인 경우는 61.0%로 나타났다. 결혼의향이 없는 경우는 22.8%였고 남성(13.3%)에 비해 여성(33.7%)이 더 낮았다. 또한 응답자 중 89.6%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지만, 90.8%가 지금까지의 저출산 정책이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별다른 느낌이 없다는 응답이 41.7%, 오히려 반감이 든다가 48.0%에 달했다.
결혼을 기피하는 주된 사유로 남성은 결혼식 비용, 신혼집 마련 등 경제적 부담을, 여성은 결혼에 따른 역할 부담을 꼽았다. 응답자 61.1%는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양육을 어렵게 느끼는 부담감, 양육비용 부담 등 사유로 무자녀 남녀 중 57.5%는 출산계획이 없거나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출산 이후 여성 대부분이 경제활동을 지속하기를 희망함에 따라 시설돌봄과 가정방문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모두 높았다. 특히 25~29세 여성 92.8%는 출산 이후 경제활동을 지속하길 희망했다.
맞벌이 부모의 경우 일·가정 양립을 이루기 위해 육아 시간 확보가 가장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자녀 12개월 이전에는 육아휴직제도 선호가 압도적으로 높으나 12개월 이후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유연근무와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두 제도에 대한 수요가 동시에 높게 나타났다.
정부정책 중 저출산 해결에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책은 직접 양육 시간지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녀평등한 육아참여 문화조성 등이 저출산 해결에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주거·일자리 등 경제적 지원과 일·가정 양립이 결혼·출산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인식조사결과를 반영한 체감도 높은 저출산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25~49세 남녀 2011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및 온라인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