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링 그룹 창립자 프랑수아 피노의 재산이 2021년 8월 최고치에 비해 3분의 2 감소하면서 세계 최고 부자 100인 리스트에서 빠졌다. 케링은 그룹 주력 브랜드인 구찌를 재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88세의 피노는 12년 전 처음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500인 순위에서 상위 20%보다 낮은 105위로 떨어졌다. 그의 최근 재산은 22위를 기록했던 2021년 8월 최고치에서 3분의 2가 감소한 203억 달러(약 28조 5316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리스트에 남아 있는 사람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피노 가문의 재산 손실은 중국의 수요 감소로 큰 타격을 입은 럭셔리 부문의 전반적인 하락 속에서도 눈에 띄는 일이다. 경쟁사인 럭셔리 대기업 LVMH의 창립자인 베르나르 아르노는 1위에서 5위로 하락했고, 오랜 기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었던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마이어스 로레알 상속자는 21위로 떨어졌다.
피노 가문은 파리에 본사를 둔 케링 그룹의 지분 42%와 의결권 59%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케링 그룹 주가는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는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구찌의 매출 감소 영향이 크다. 현재 62세의 아들 프랑수아 앙리 피노가 20년 째 경영 중인 케링 그룹은 럭셔리 시장 점유율에 있어 구찌 브랜드에 크게 의존해왔다.
케링 그룹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8억 유로(약 5조 6044억 원)이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6% 감소한 약 25억 유로(약 3조 6890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팬데믹 시절보다도 낮다.
한편 케링 그룹은 경영진 교체를 통해 브랜드 재건과 매출 상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스테파노 칸티노 구찌 부사장이 신임 구찌 CEO로 임명됐고, 세드릭 샤빗 현 발렌시아가 CEO를 생로랑의 수장으로, 지안프랑코 지아난젤리 생로랑 현 최고상업책임자(CCO)를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CEO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