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끊임없는 덤핑 공세로 올해 수십만 명의 인도네시아 의류 산업 근로자들이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 미 트럼프의 관세 정책도 새로운 위험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레드마 지타 위라와스타(Redma Gita Wirawasta) 인도네시아 필라멘트 원사·섬유생산자협회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시장에 범람한 값싼 중국산 의류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수십 개의 공장이 문을 닫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레드마는 비관세 장벽과 안전 기준을 높이기 위해 14일 열린 무역전문가들과의 회의에서 이 같은 우려를 제기하며 “정부가 중국산 제품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올해 50만 명이 더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 예상치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인도네시아 최대 고용시장 중 하나인 섬유산업은 인근 국가들과 경쟁이 극심해지며 지난해에만 약 8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추정된다. 광범위한 감원은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며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의 목표인 5년 임기 내 성장률 8% 달성을 방해하는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 추정치는 5%로 정부 목표는 5.2%를 밑돌았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당국은 위기에 처한 국내 섬유 산업을 돕기 위해 필요하다면 섬유를 밀수하는 선박을 침몰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는 매달 평균 약 1000개 컨테이너에 달하는 중국산 의류가 밀수되며, 이 제품들 대부분은 온라인 플랫폼과 현지 시장에서 판매된다. 레드마 회장은 중국 덤핑 의류로 인해 시장가격이 생산 비용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덤핑 문제와 더불어 글로벌 수요 감소 및 경쟁 심화로 상장된 섬유 제조업체 PT 스리 레제키 이스만(PT Sri Rejeki Isman)은 3000명의 근로자를 휴직시켰고, PT 팬 브라더스(PT Pan Brother)는 5억 3000만 달러 이상의 부채로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했다. 레드마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방직, 방적, 섬유 부문 등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으로 공장 폐쇄와 대량해고가 일어나고 있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차기 트럼프 정부가 시행 예정인 관세정책이 중국 상품의 유입을 악화시켜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에 더 큰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리랑가 하르토(Airlangga Hartarto) 경제부 장관은 이번 주 현지 언론을 통해 인도네시아 상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기 위해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