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자장(子張)과 자하(子夏) 중 어느 쪽이 더 현명합니까”
두 제자를 비교한 다음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장은 아무래도 매사에 지나친 면이 있고, 자하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자장이 낫겠군요”
자공이 다시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재래시장과 현대화의 접목이라는 시도에서 첫 선을 보였던 패션몰은 동대문 신화를 이루는 근간이 됐으며 더 나아가 새로운 의류 유통의 한 줄기를 차지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화를 외치며 급증하던 패션몰의 숫자가 올해를 기점으로 100개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패션몰 과포화 현상’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이대로는 안된다”는 업계의 우려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만은 괜찮을 것”이라는 이해 관계자들의 안이한 생각이 더욱 패션몰 과포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시행자는 높은 프리미엄을 노리고 있고, 분양회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분양 차익을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으며 투자자와 입점 상인은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꿈꾸면서 빠져드는 과욕이 불러오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패션몰의 과포화로 인해 이해관계자간 동상이몽(同床異夢)은 불안한 조짐으로 되돌아 오고있다.
현재 시행자들은 전체 패션몰중 30% 이상이 부도내지는 부도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아무런 규제없이 활동할수 있는 분양회사는 ‘치고 빠지기 식’의 분양사기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의 화려한 광고에 현혹된 분양을 받으려는 서민들과 입점 상인들은 보증금조차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러한 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인 초보 상인과 서민들의 분양 피해가 지금처럼 계속 이어진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도 큰 혼란을 초래할수도 있다고 관계자들은 경고하고 있어, 결국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패션몰 포화상태는 공중누각(空中樓閣)이 될 공산이 커졌다.
현행 법률상 접근이든, 도덕적 접근이든지 간에 “내 돈 주고 내 사업한다”고 말하는 패션몰의 관계자들에게 분명한 잘못을 탓할 근거도, 오픈을 제한할수도 없다.
하지만 공자가 말했던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의미를 되새기지 않더라도,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패션몰의 숫자와 이상적인 운영의 해법을 이제는 찾아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해볼 문제다.
/하태욱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