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휴가추천코스]한라산 영실~어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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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사는 정원과 골짜기·기암 조화에 매료한국패션소재협회 산악회 7월 정기 산행
한국패션소재협회의 산악회(KTM, 회장 박상식)의 7월 정기 산행은 제주도 한라산이였다. 영주십경의 ‘영실(해발 1,280미터)’를 출발, 오백나한 병풍바위, 윗세오름 산장(1748미터)에서 어리목(1000미터)까지 총 4시간동안 펼쳐지는 코스는 말 그대로 신선이 사는 정원과 골짜기의 반복이다. 휴게소에서 소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20여분 걷다보면 조그만 계곡이 있다. 일년내내 시원한 물줄기가 흘러 지나는 나그네의 목을 축여주는 작은 시내는 영실코스의 중요한 이정표. 내가 흘러 법정악을 가로 지르고 도순 강정천을 지나 바다로 간다는 생각에 심취해 들어가는 동안, 급경사의 비탈길이 시작됐다. 대부분 돌계단으로 다듬어져 있기 때문에 다리가 쉬 피로를 느껴, 중도탈락자도 생겼지만, 그래도 위로가 되어주는 것은 영실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선경. 기암 건너편에는 불교의 요람과 이슬렁 오름, 망체 오름을 비롯한 제주서록의 오름 물결이 일렁이는 들판이 펼쳐져 있다. 비탈길이 조금 완만해지는 지점에서 시작된 구상나무숲이 시작됐다. 1600m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바위들은 천길 벼랑에 외롭게 솟은 바위들이 흡사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멀리서 바라보는 여인을 닮은 것도 갈고, 먼길 떠나 소식 없는 자식 혹시나 올까 하고 기다리는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이 서려 있는 것도 같다. 이 바위 넘어서부터는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1700고지의 윗세오름대피소까지는 아직 2㎞가 더 남아 있다. 그래도 아름다운 길이라 힘은 들지 않는다. 주위가 나무로 우거진 구상나무 숲 등산로는 한두 사람 겨우 지나 다닐만큼 좁다. 마치 길을 잘못 들은 듯이 호젓하기 짝이 없는 이숲을 빠져나오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백록담 가직한 화구벽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서고 왼쪽으로는 윗세오름의 세 봉우리가 포개듯 정열해 있는가 하면 오른쪽으로는 고원평야… 그 너머로 칠십리 바다 서귀포가 운해를 거느리고 태평양으로 이어진다니… 어제 밤에 보았던 치사케(주상절리)의 용솟음치던 파도가 에너지가 되어 어른거린다. 시인 아닌 사람에게도 한번쯤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게 하는 명상의 공간. 중간중간에 소나무와 구상나무가 외롭게 서 있고 작지(자갈)들이 더불어 흙에 붙박혀 살고 있는 곳. 신의 정원이 있다면, 이렇게 생겼을 것이다. 나무뿌리가 드러나고 흙이 쓸어내려서 지금은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참나무가 우거진 경사진 하산로는 다소 가파른 길이다. 무한한 녹색의 물결, 노루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곳. 그 사이사이에 피어난 이름모를 새들과 산풀…깊게 구멍이 패인 기암괴석들이 말해주는 무구한 세월들… 자연이 주는 안심감과 한없는 편안함을 주었던 한라산. 자연이 주는 한없는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이 환상의 코스를 올여름 휴가코스로 꼭 추천하고 싶다. /유수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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