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ld Fashion Tren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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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쇼·주문배달상품 ‘호황’니만마커즈 통계, 상위레벨 소비자 9.11테러후도 변함없어
【뉴욕=이방실 특파원】 미국시장은 지난해 무역센터 참사 이후, 전체적인 판매 부진 속에서도 트렁크쇼를 비롯한 고가 주문배달상품들은 불황을 모르고 성장하고 있다. 체인 백화점인 니만마커즈의 통계 결과, 상위 레벨 고객들의 구매율 증가는 참사 이후에도 변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브생로랑은 이번 봄 트렁크 쇼에서110만 달러, 작년에 비해 10% 늘어난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샤넬 역시 올 봄 트렁크쇼를 통해 100만 달러 가량의 판매수입을 올렸다. 탑 클레스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주요 판매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트렁크쇼. 이 쇼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단어인 트렁크 쇼란 제조업자와 디자이너가 초대받은 손님들과 직접 마주해 제품을 선보이고 주문을 받는 비공식 패션쇼다. 일반가게에 아직 뿌려지지 않은 다가 올 시즌을 위한 따끈따끈한 디자인의 옷들이 선별된 단골 탑 레벨 고객들에게 선보여 진다. 원래 트렁스 쇼는 한 페르시안 디자이너가 유럽여행을 하던 중 가지고 다니던 트렁크 안에서 즉석으로 옷을 꺼내 진열, 판매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지금은 말만 트렁크쇼 일뿐 철저한 계획 아래 유명 디자이너들의 상품들이 선반에, 때로는 늘씬한 모델들의 몸에 걸려 진열된다. 상식과는 달리 초청장이 없는 사람들도 쇼룸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돈만 있다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대중적인(?) 행사가 됐다. 장소에 있어서도 가지가지. 쇼가 뉴욕시티나 베버리 힐즈의 부자들만을 대상으로 주최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플로리다의 중소도시 나플에서 열린 트렁크 쇼 풍경. 한 고객이 투덜거린다. 우리 마을은 무척 작은 마을이에요. 저번 자선 파티에 새로산 드레스를 입고 갔었는데 다른 부인이 내 옷과 똑같은 옷을 입고 나타났지 뭐에요? 지금 여기서 옷을 사둔다면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어요. 옆에서 안심시키는 디자이너. 저희는 한번 판 옷은 모두 리스트에 넣어 기억해둔 답니다. 디자이너들은 말한다. 트렁크 쇼의 고객들은 패션에 대해선 거의 전문가 수준입니다. 인터넷에서 런어웨이 패션쇼를 보고 입고 싶은 옷을 프린트 해오는 경우도 있어요. 자신이 무엇을 입고 싶은지에 관한 욕구가 확실하죠. 하지만 잦은 여행과 출장 때문에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일정치 않고 일반 상점에서 원하는 옷을 만나게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고객들이 트렁크 쇼를 통해 옷을 주문하게 된다. 바이어들이 걱정하는 트렁크쇼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주문한 옷이 날아오고 있는 동안 고객이 마음을 바꿔 옷을 찾아가지 않는 경우. 블라우스 하나가300만원 정도하는 쇼의 성격상 한 두명의 고객이 코트 몇 벌만 취소한다 해도 가게로서는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몇몇의 상점이 주문을 위한 일정량의 보증금을 요구하긴 하나 이 또한 너무 박해 보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몇몇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제품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드는 모든 비용을 세일 없이 고객부담으로 만들 수 있는 트렁크 쇼의 특징은 패션 종사자들의 눈을 붙잡는다. 또한 유명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고 자신만의 특별한 옷을 남들보다 빨리 입을 수 있다는 유혹과, 자신의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직접 듣고 디자인에 반영시킬 수 있는 상호 피드백의 가능은 많은 패션 리더들과 디자이너들을 트렁크 쇼에 열광케 만들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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