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올랐다는 소식으로 코스피는 장초반 1433포인트를 넘어섰다. 그렇지만 기세 좋은 출발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1416포인트를 밑돌기도 했다.
하루 종일 등락을 거듭한 끝에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은 1.72포인트 올라 강보합권에 마감됐다. 2억 2천3백여만주가 거래된 이날 외국인은 현물을 466억원어치 사고 선물은 6239계약이나 팔았다.
기관은 1479억원어치의 현물을 팔고 선물을 2913계약 매수했다.
장초반의 강세를 지켜내지 못한 것은 외국인의 대량 현물 매도 공세로 프로그램 매도가 쏟아진 때문이었다.
차익매도가 2천6백억원 넘게 나왔고 비차익쪽도 1천억원이 넘었다.
치열한 매매공방을 통해 백워데이션에서 콘뎅고로 돌아섰다는 점과 1415를 지켜냈다는 점은 오를 수 있는 시그널로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렇지만 글로벌 증시에 봄소식을 전파할 미국쪽의 소식이 그렇게 희망적이지 못한 것 같다.
미국은 내구재주문 등 각종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베이직북은 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택시장에 이어 고용시장에서도 주름이 생기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불안이 시스템 위기를 경고하면서 금융쪽의 불안함은 상존하고 있다.
여기다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촉발된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과 엔케리 트레이드의 청산 및 그 속도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일어날 가능성은 약하게 보고 있다.
엔케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의 일본, 스위스 돈을 빌려서 이자가 비싼 남아공, 브라질, 터키, 헝가리 등에서, 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유럽쪽에서 자금을 굴리는 것을 말했다.
일본이 금리를 올리거나, 미국이 금리를 낮춘다면 엔케리 트레이드는 일어난다.
금리조정의 시기가 언제냐가 맞물려 있는 것이다.
국내는 소득대비 가계대출 상승률이 높아 소비둔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주춤 한데다 경기선행 지수들이 아래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산업생산도 부진한 편이다.
그나마 수출이 경기의 버팀목이 되곤 있으나 흐름상 L자행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전망치 4%대 달성이 어려울 수 있는 대목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셈이다.
이런 연유로 주식은 쉽게 오르기도 어렵고 그동안의 활발했던 상승세의 미련을 버리기도 어려운, 참으로 어정쩡한 투자시점에 놓여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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