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거리, 아우터 판매 꾸준
[서울] 불황속에서도 함께 공존하려는 의류업체들의 기획전이 계속되는 곳이 바로 로데오거리. 아동복부터 스포츠 의류, 캐주얼, 정장, 여성복 등 다양한 옷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다.
문정동 로데오거리 상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구매가 줄고 있다. 특히나 요즘은 거리가 한적하며 인적도 드물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패딩, 코트류가 꾸준히 판매되고 있지만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강남 상권 관계자는 “며칠 뒤가 설날인데 ‘명절 빔’을 사러 오는 구매자 조차도 없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설에도 불구하고 크게 위축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설 특수라는 말은 의류시장에서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설빔의 기대를 안고 가장 먼저 설날을 느낄 수 있었던 의류시장이었지만 대목으로 활기차고 들뜬 시장의 분위기는 경기 불황으로 이제 옛 모습이 돼 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상권별 희비교차
[경기] 설을 앞두고 경기 상권은 지역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아울렛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들은 주말마다 설을 맞아 가족 단위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일반 로드 상권들은 유동인구가 거의 없어 울상 짓고 있다. 특히 전년에 잘 팔리던 객단가가 높은 겨울 아우터류는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많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역동 상권은 매서운 겨울 추위가 시작되며 쇼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또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먹는 것 외에 다른 물품 구매는 거의 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권 내 관계자는 “설이 다가오면서 제사 준비 등으로 지출이 많아지자 소비자들이 의류 구매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11월부터 오랫동안 30% 할인 행사를 펼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캐주얼 브랜드 매장에는 곳곳에 봄신상품이 들어오면서 겨울 아우터 대신 후드 티셔츠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P 브랜드 점주는 “아직까지 추워 겨울 제품이 팔릴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의외로 기모 없는 후드 티셔츠의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또 다른 브랜드 점주는 “야상은 시즌이 지나 판매가 저조하다”며 “봄상품이 1500점 정도 들어오면서 이너로 잘 코디해 입을 수 있는 니트류를 찾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한파에 대안 모색
[충청] 대전 지역은 은행동 비롯 둔산, 탄방 등 여러 상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지역 로데오타운의 매장 점주는 “지난 하반기 이후 판매가 떨어지면서 F/W 매출이 전년대비 20%가량 역신장 했다”며 “대전은 대기업이나 산업단지와 같은 원천소득기반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경기에 예민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리점주들은 “의류뿐만 아니라 외식, 화장품, 소비가 줄면서 최악의 상황이지만 마땅히 대안도 없어 브랜드 교체나 중단에 대해 신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충남 지역은 대형유통의 출점 열기가 높아 가두상권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청주에 현대백화점 충청점, 10월 부여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부여점, 12월 해외유명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롯데아울렛 청주점이 오픈할 예정이다.
충북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의류매장들이 정장과 캐주얼에 매치가 가능한 니트 및 레이어드 아이템의 반응은 좋지만 코트 및 다운 아우터 판매가 부진하면서 겨울 매출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중론이다. 청주 성안길 여성복 관계자는 “신년 들어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었고 신년인사와 함께 세일 문자 메시지를 보내도 반응이 없다”며 울상이다.
뉴 오픈 매장만 주목받아
[강원] 강원도 상권은 경기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상권이지만 최근 들어 구매가 줄고 있다. 특히 속초 금호동 상권은 올 들어 매출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 데다 인구에 비해 브랜드 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
속초 상권의 관계자는 “속초 상권의 중심이 중앙동에서 금호동으로 옮겨지는 추세다. 그렇지만 요즘은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사람들의 이동수가 적다”라고 상권에 대해 설명했다.
기존 브랜드를 리모델링해 재오픈한 것을 ‘OST’가 인테리어를 리뉴얼해 새로 오픈해 인기다. 오픈 예정인 ‘아이더’가 속초에서 떠오는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더’는 이민호와 윤아를 모델로 발탁해 1020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한편 이 지역에는 아우터 및 코트류가 꾸준히 잘 나가는 편이지만 매출에 보탬이 되고 있지는 않다.
전년대비 소폭 신장
[경상] 1월 초반 전년대비 약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상권은 대목을 앞두고 주춤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브랜드력과 매장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매장은 다소 숨통이 트였다고 전했다. 해비다운 물량 밀어내기로 사력을 다하고 있으며 매장 내 일부 봄상품 출고로 시선을 끌고 있다.
부산광복상권은 연말 성대하게 진행 된 광복로 거리등축제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축제 분위기를 맞았다. 상승된 분위기로 매출도 소폭 탄력을 받고 있다. 경북구미상권은 1월 첫째주 전년대비 소폭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동인구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른 설대목을 앞두고 지갑을 닫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문화로 쪽은 젊은층을 겨냥한 브랜드들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프’ ‘뉴발란스’ ‘빈폴’ ‘카파’ 등이 선전하고 있다. 설 이후 ‘행텐’ 매장 맞은 편으로 보세의류매장을 통합해 ‘르샵’이 신규 입점한다. 최근 ‘휠라’가 빠지고 문구점이 들어섰다. ‘휠라’는 위치이동 후 새롭게 문을 열고 성업 중이다.
반면 ‘후부’ 매장 매출이 저조세를 보임에 따라 퇴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빈폴아웃도어’가 신규 진입을 앞두고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진주상권은 진주시외버스터미널 인근부터 시작되는 아웃도어 상권이 고전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를 제외하고는 고객유입이 거의 없는 상태로 점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기세일 후유증 매출 주춤
[전라] 가두 상권이 1월 들어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다운, 점퍼류가 주력 아이템인 브랜드들은 11월 조기 세일로 12월까지 탄력을 받으며 상승세였지만 1월 들어서는 물량 부족으로 매장 내 실구매 고객 수가 줄었다.
익산에서 1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권용택 사장은 “일찍부터 전체 시즌오프에 들어가면서 한정된 재고 내에서 판매하려니 1월 들어서는 흐름이 꺾인 분위기다”며 “통상 2월정도가 겨울과 봄으로 넘어가는 간절기 비수기로 보는데 조기 세일 후유증으로 이 같은 현상이 다소 일찍 찾아온 듯하다”고 밝혔다.
전주 고사동에서 ‘뉴발란스’를 운영 중인 김태용 사장도 “올 겨울 최고 히트 아이템인 패딩이 완판되고 나니 매장을 신발, 백팩류 등으로 채우고 신학기 특수를 노리고 있지만 다소 이른감이 있다”며 “이달 들어 입점 고객수가 줄고 상권도 한산한 분위기다. 불경기인데다 설 연휴가 다소 앞당겨져 의류 지출을 줄이는 분위기도 원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