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CEO 포럼 지상전] 정부 ‘동반성장·중견기업육성’ 의지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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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 윤상직 차관, “중견기업이 크는 생태계 만들 것”

섬산련 주최, 제주CEO포럼 성료

지식경제부 윤상직 차관은 동반성장과 중견기업육성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동반성장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뉴발란스(New Balance)’를 예로 들었다. 이에 따르면 ‘뉴발란스’는 과거 미국 신발 시장 10위에서 최근에는 2위 업체로 급부상했다.

‘나이키’는 디자인만 본사에서 하고 생산은 모두 하청을 줌으로써 신발 판매회사로 각인됐지만 ‘뉴발란스’는 전체 물량의 25%를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원칙을 지켜 국산 신발 제조 회사로 인정받았다.

미국 인건비가 비싸지만 고도의 자동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고용을 창출함으로써 미국 소비자들은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이 회사 제품을 구매한다. 상품 외에 무형의 가치를 제공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윤 차관은 “우리기업들이 더 잘하려면 바로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반성장은 이전 정부에서도 했던 일이다. 다음 정부에서도 이름만 바뀌지 계속 할거다. 전화로 오더(order)하고 취소하면 미국서는 소송감이다. (윤차관은 기업이름은 올리지 않았다.) 사회와 동떨어진 협력관계로 가면 어려워진다. 법으로 할 수는 없다. 민간차원에서 자율로 이런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런 기조에서 앞으로는 중견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9조 원인데 이중 정부의 공공부문 발주량이 2~3조 원 된다. 대기업들이 자기네 관계사 물량인 인하우스 뿐만 아니라 이 시장도 다 먹고 있다. 중견기업이 크기 전에 대기업이 독과점하고 시장 물을 흐리는 걸 막겠다. 중견기업이 크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다수의 섬유기업이 포함돼 있는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를 집중 지원하겠다는 말도 했다. 윤 차관은 “우리나라는 중견기업 비중이 0.15%에 지나지 않는다. 대기업 아니면 중소기업이라는 얘기다. 중견기업이 클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부족한 중견기업 혜택을 늘려달라는 의산협 최병오 회장 질문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은 살포(撒布)식으로 육성하지만 중견기업은 크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업체들에 맞는 맞춤식 지원을 펼치겠다. 매출 500~600억 원쯤 하면 먹고 살기 편하니 거기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지경부에는 충분한 중견기업 육성자금이 있다. 이들의 동기부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현재 약 2000개인 중견기업을 2015년까지 3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청중 휘어잡는 스피치로 큰 호응
■도레이첨단소재 이영관 대표

올해 제주도CEO포럼의 가장 큰 화제는 도레이첨단소재 이영관 대표였다. 이 대표는 짜임새 있는 원고와 청중을 휘어잡는 현장 스피치로 강연자들 중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강연 후 삼삼오오 무리 지어 이동하던 섬유업계 CEO들은 “1시간 가까운 강연 중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전문강사 뺨친다, 퇴직 후 전문 강사로 나서도 되겠다”며 이 대표를 화제에 올렸다.

한국의류산업협회 최병오 회장은 “열정적인 강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형지그룹 전체 직원 중 300명 정도밖에 이름을 못 외우는데 어떻게 전체 직원 이름을 다 암기하냐”며 비법을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73년 삼성 공채로 들어가 26년간 일하다 보니 구미공장 직원들 가족과 아이들 이름도 다 알게 됐다. 결국은 관심이다”고 답변했다. 또 “전에는 900명 직원들 이름을 다 외웠는데 지금은 직원이 1200명으로 늘어 다 알지는 못한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아시아 1위 자리를 굳힌 PP스펀본드 분야와 관련, 올 7월 중국에 3호기를 짓고 내년 3월에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완공하는 등 2020년에는 이 분야에서만 약 1조 원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탄소섬유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구미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대의 탄소섬유 생산 메이커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韓 탄소섬유 세계 경쟁력 충분”
브랜드 가치·가격 경쟁력 관건

국내 복합소재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재료연구소 이상관 책임연구원은 이미 상업생산에 들어간 태광산업과 내년 공장을 완공할 예정인 효성 및 도레이첨단소재의 탄소섬유가 세계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태광은 T400급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고 효성은 내년 말 공장이 완공되면 T700급 탄소섬유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도레이첨단소재 역시 T700급에서 시작해 향후 T1000급까지 생산을 고려하고 있어 생산과 품질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박사는 T400~700급이면 자동차에서 풍력 발전기용 윈드 블레이드까지 현재 대부분 탄소섬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 기술적으로는 한국 업체들이 탄소섬유 시장 진입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탄소섬유 기술보다는 브랜드화와 가격 경쟁력, 제품 신뢰도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슈퍼섬유 분야 상생공유 포럼’
KEIT 제주 롯데호텔

산업자재용 슈퍼섬유에 대한 선진기업의 기술개발 동향 및 타소재의 복합재료 개발 분야 등에 대한 연구개발 지식을 공유해 동반 성장을 모색하는 ‘상생의 장’이 마련됐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원장 이기섭)은 지난달 3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슈퍼섬유 분야 상생공유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산업용 섬유소재의 최근 시장 및 선진기업의 미래기술 ▶복합소재 응용 현황 파악을 통한 섬유산업의 신규 수요연계방안 ▶슈퍼섬유소재 개발동향 등 산업용 섬유관련 정보가 공개됐다.

동우인터내셔널 박정우 실장은 슈퍼섬유 생산 현황 및 주요기업, 미래 슈퍼섬유 수요 예측 등에 대해 발표했다. 재료연구소 이상관 박사는 복합소재 응용 현황 및 섬유산업의 다양한 소재 적용 분야별 신규수요 연계 방안 등을 설명했다.

“산업용 섬유, 기계 부문 너무 뒤쳐졌다”
요소요소 강소기업 육성해야

“섬유기계 부문이 너무 버려지고 있다. (완성품이 어렵다면) 구성 요소(부품) 개발이라도 착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 산업용 섬유 시장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 동우인터내셔널 박정우 실장은 이같이 말하고 “국내에서 기술개발하고 국산화를 이뤄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용 섬유 시장 확산의 장벽으로 ▶저가실현 ▶대량생산 ▶내화, 열화, 내한성 등 기능의 구현 ▶적용 부품, 모듈의 다양화 등의 디자인 개발, 4가지를 꼽았다. 특히 가장 활발하게 탄소섬유 소재를 응용하고 있는 세계 자동차 업계는 완전한 제휴관계를 맺고 시장을 강화하고 있으므로 우리 업체들도 이 흐름에서 뒤쳐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큰 근육을 키우기보다 세세한 장근육을 키우는 게 효율적이듯 섬유산업도 요소요소의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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